과거 스토킹 신고 뒤 1년 뒤 살해당한 40대 여성…보호 체계의 허점을 묻다
대전에서 전 연인으로부터 스토킹 신고를 했던 40대 여성이 1년 뒤 목을 졸려 살해됐습니다. 경찰은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도주 과정에서 확인된 도주 흔적들이 계획범죄 여부를 놓고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스토킹 신고 1년 뒤 벌어진 참극…또 다른 '안전의 공백'
대전경찰청은 전 연인을 살해한 뒤 도주한 40대 남성 A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지난 26일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 사건을 넘어 우리의 보호 체계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
A씨는 지난 24일 오후 2시쯤 대전 중구에 있는 전 연인 B씨의 자택에서 B씨를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B씨는 사건 당일 낮 12시 6분쯤 가족에게 전화해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했으며 이후 자택을 찾은 가족이 의식을 잃은 B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의 대응은 신속했습니다. 경찰은 다음 날인 25일 오전 7시 40분쯤 강원도 강릉에서 A씨를 검거했습니다. 범행 후 불과 18시간 만의 검거였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드러난 계획성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A씨의 도주 과정입니다. 범행 후 택시로 인천국제공항과 월미도를 거쳐 강원 강릉으로 이동한 A씨는 도주 과정에서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A씨는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해외 출국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된 데다 경찰의 신속한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지면서 해외 도피가 막혔습니다.
A씨는 B씨의 이성 관계를 의심해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1년 전 스토킹 신고, 그 후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피해자가 이미 경찰에 신고 이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숨진 여성은 지난해에도 이 남성을 스토킹으로 신고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B씨는 지난해 10월 A씨를 스토킹으로 신고한 이력이 있으며, 당시 경찰은 접근·연락을 제한하는 긴급응급조치를 내리고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습니다. 이후 B씨는 화해했다며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고 스마트워치를 반납했으며, 경찰은 지속적·반복적인 스토킹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건을 불송치했습니다.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
필자는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보호 체계에 대해 깊은 의문을 품게 됩니다. 법적으로는 스토킹에 대한 긴급응급조치가 있고, 스마트워치와 같은 보호 도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화해했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만으로 모든 보호가 종료되는 현실이 과연 안전한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경찰은 두 사람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이 순간의 우발적 행동인지, 아니면 사전에 계획된 범행인지가 밝혀질 것입니다.
스토킹과 교제폭력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피해자의 의사만으로 보호를 중단하는 것이 정말 안전한 방식일까요? 이 사건은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기자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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