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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아끼려고 걷다가... 17세 여고생의 비극, 사회가 놓친 것들

광주 도심에서 한밤중 귀가하던 여고생이 흉기 피습으로 숨졌습니다. 무차별 범죄의 배경에 놓인 청소년 보호의 공백과 사회적 과제를 짚어봅니다.

최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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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아끼려고 걷다가... 광주 여고생을 닥친 악마

5월 5일 새벽, 광주 광산구의 한 도로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어요. 고등학교 2학년 A(17)양이 흉기로 찔려 살해되고, 같은 학년 B(17)군도 흉기를 맞아 다쳤습니다.

뉴스 제목의 "택시비 아끼려고 걷다가"는 바로 이 여고생을 가리키는 거예요. 그저 귀가 길에 나섰던 한 명의 17세 학생이, 한 순간에 희생자가 되어버렸다는 뜻이죠. 이 사건은 단순한 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얼마나 무방비로 방치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무차별 범죄의 전형, '묻지마' 범행

광주 광산경찰서는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장모씨(24)를 긴급체포했으며, 장씨는 두 고교생을 공격한 뒤 승용차와 택시를 갈아타며 도주했다가 사건 발생 약 11시간 만에 검거됐습니다.

더 끔찍한 것은 가해자의 범행 동기예요.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는 것이 재미가 없어서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며 "전혀 모르는 사이인 피해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범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완전한 타인을 향한 무차별적 폭력. 이것이 바로 '묻지마 범죄'라고 불리는 범행의 특징이에요.

사건 장소는 평소 차량 통행량이 많고 대학과 고등학교가 인접한 인도지만 주변에 상가 등이 없어 심야 시간에는 인적이 드문 곳이었습니다. 혼자 길을 가던 한 여학생에게는 그곳이 안전해 보였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였던 거네요.

"해가 진 이후, 청소년을 보호할 공간이 없다"

이 사건 직후 한국청소년정책연대가 나서서 비판했어요. "해가 진 이후 청소년이 안전하게 머물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지역사회와 학교, 가정 모두 보호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 결과 청소년들이 가장 취약한 시간대에 거리로 내몰려 각종 범죄와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택시비를 아끼려고 걸었다는 것은 뭘까요? 교통비가 부담스러운 형편이거나, 혹은 거리가 가까워서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떤 이유든, 17세 청소년이 한밤중 홀로 거리를 다닐 때 안전하지 않다면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요?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과제들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특정 대상을 겨냥하지 않은 '무차별 범죄' 성격을 띠는 만큼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며, 범행 동기로 '삶의 무기력'이나 '충동'을 언급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점을 고려할 때 정신건강 관리와 위험 신호 조기 발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범죄 예방을 위한 물리적 환경 개선도 필요하며, CCTV 사각지대 해소, 야간 조명 확대, 순찰 강화 등 기본적인 안전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지 않으면 유사 범죄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

청소년정책연대는 정부를 향해 청소년 야간 이동 및 활동 실태 전면 점검과 안전 대책 마련, 학원 심야 운영 제한 및 수면권 보장, 지역 기반 청소년 보호 공간 확충, 입시 중심 교육체제 개선 등을 촉구했습니다.

한 명의 17세 청소년이 택시비를 아끼려고 걷다가 생을 잃었어요. 이것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가 청소년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혼자 다니지 마"라는 경고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왜 17세 청소년이 한밤중에 혼자 거리를 다녀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다닐 때 안전하지 않은지를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기자: 최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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