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선 보기 힘든 '초과이익공유'…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불씨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15% 기반 초과이익성과급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찾기 어려운 방식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0% 제도화와 비교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선 보기 힘든 '초과이익공유'… 삼성전자 노사 갈등의 핵심
삼성전자 노조와 회사 간의 성과급 논쟁이 단순한 임금협상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흔드는 난제로 부상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의 투명화,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 실적에 상응하는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 측은 경영상 부담, 공급망 차질, 주주 및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준과 다른 삼성의 '초과이익공유' 요구
노조는 OPI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기타수익) 20%로 변경하는 안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100억 원의 영업이익이 나면 20%인 20억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 극히 드문 관행이라는 점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산정 방식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바꿨다.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확히 정해놨고, 2025년 임금교섭에서 상한선까지 폐지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 직원들은 2026년 초 평균 1억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다.
도화선이 된 '제도 비교'
같은 반도체 산업, 같은 호황기에 한쪽은 1억원 넘게 받고 한쪽은 0%를 받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 제도 비교가 본격화됐다. 이게 이번 파업의 직접적인 도화선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노조의 요구는 45조원 이상의 성과급을 의미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연구개발(R&D) 투자비인 약 38조 원을 웃돌고, 지난해 주주 배당금(11조1000억 원)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삼중고에 처한 노사 협상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 18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 공동투쟁본부 조합원은 약 9만 명 규모이며, 쟁의 찬반투표 찬성률은 93.1%였다. 회사 측은 이 파업으로 상당한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삼성전자 1분기 57조 영업이익 역사 경신에도 불구하고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주주 이익과의 충돌이 문제다. 2025년 삼성전자 주주배당은 11조원, 직원 성과금 총액은 약 6조원이었다. 노조 요구가 현실화되면 이 구도가 완전히 바뀐다.
국가 경제 차원의 우려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 기업, 400만 명이 넘는 소액 주주와 국민연금(지분 약 7.8% 보유)이 연결돼 있다. 단순한 기업 노사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를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인 셈이다.
신제윤 이사회 의장이 최악의 상황을 경고하며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노사 간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파업 충격이 국내 자본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단순한 보상 협상을 넘어 한국 기업의 이익 배분 구조, 주주와 노동자의 관계, 그리고 국가 차원의 반도체 경쟁력을 함께 묻는 문제가 되었다. 글로벌 경쟁에서 한 발도 물러날 수 없는 시점에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모순이 계속되고 있다.
기자: 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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