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하지만 봉쇄는 계속?… 트럼프의 철저한 '한 손 거래 전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겠다고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감사하다'며 환호했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는 협상이 100% 완료될 때까지 계속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술적으로는 해협이 열렸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닫혀 있는 셈이다.
땡큐, 그런데 봉쇄는 계속한다?… 미국-이란 '반쪽짜리 해협 개방' 극장
겉으로는 축하인데 속으로는?
어제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은 이제 완전히 개방되었으며 비즈니스와 전면적인 통행을 위한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그 직전에는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락치가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선언했다.
순간, 전 세계 시장이 환호했다. 유가는 하락했고, 주식시장은 들뜬 분위기로 변했다. 마치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반적인 상업 통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과 별개로 이란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제재인 '해군 봉쇄'는 지속될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이란에 관한 해군 봉쇄는 우리와 이란 사이의 거래가 100% 완료될 때까지 오직 이란에 대해서만 전면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슨 말인가? 쉽게 말해서 이런 셈이다: '해협은 열어주고 배도 지나가게 해주는데, 그 배 중에 이란 물자를 나르는 배는 계속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왜 이런 일이?…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트럼프
이야기는 지난 11~1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13일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봉쇄'에 나섰다. 더 정확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를 기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항구나 연안으로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시작했다.
이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이란과의 합의가 완전히 타결될 때까지 이란의 석유 수출과 물자 조달을 차단해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즉,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적으로 열어주는 것은 국제 사회에 대한 제스처일 뿐, 이란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은 풀어주지 않겠다는 신호인 것이다.
역봉쇄의 논리… 선택적 개방
그런데 또 다른 조건이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이 '이란 항만해사청이 앞서 공지한 '조정된 경로'를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란 측이 공지한 호르무즈 해협 통항 경로는 오만 무산담과 가까운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난다.
이것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기존의 국제 항로가 아닌, 이란이 지정한 항로로만 통항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란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여전히 유지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유가는 벌써 반응했다
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53% 급락한 배럴당 80.7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10.2% 급락한 배럴당 89.24달러에 거래되었으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0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1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그뿐 아니다. 뉴욕증시 정규장 개장 직후 우지수는 1.38% 올랐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76%, 0.92% 올랐다. 범유럽지수인 STOXX600지수는 1%대 상승했으며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는 각각 2%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게 진짜 개방일까?
다만 의문의 목소리도 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수석 분석가는 '시장은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끝났다고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이란 해안선을 따라 항해하는 선박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 완전한 개방은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으며, 블룸버그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란은 재개방 조건을 제시하고 어떤 선박의 항해가 가능한지를 결정하며 통과 조건도 설정했다. 이는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고 짚었다.
레바논 휴전과의 연결고리
왜 이런 타이밍에 이란이 호르무즈를 개방했을까?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추자 비로소 이란이 미국과 합의한 휴전 조건인 '해협 개방'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란은 미국과 합의한 휴전의 범위에 레바논이 포함된다는 입장이므로, 레바논 휴전 보장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자연스럽게 연계된다.
즉, 이것은 '조건부 개방'이다. 열흘 휴전 기간 이후 레바논이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과 미국의 휴전 합의가 위반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닫는 명분을 제공하게 된다.
협상의 카드, 그리고 현실
이 사태를 보면서 든 생각은 하나다: 이것은 진정한 개방이 아니라, 협상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100% 합의'를 목표로 여전히 힘을 빼지 않고 있고, 이란도 '조건부 개방'으로 자신의 카드를 남겨두고 있다.
우리는 지금 미국과 이란 간의 '한 손 거래'를 목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사항이 이미 협상된 상태기 때문에 이 과정은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빠르지 않을 수도 있다.
기자 박상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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