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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전화 한 통에 FIFA 규칙이 흔들렸다…월드컵의 공정성은 어디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미국 선수의 퇴장 징계가 64년 만에 철회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FIFA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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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권위를 뒤흔든 '한 통의 전화'

2026 북중미 월드컵이 한 통의 전화로 흔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축구연맹(FIFA) 잔니 인판티노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국 축구대표팀의 주공격수인 폴라린 발로건의 퇴장 징계를 재검토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피파가 1962년 이후 처음으로 퇴장당한 선수에게 경기를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규칙을 깨뜨린 이례적 결정

사건의 발단은 명백했다. 발로건은 지난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선제골을 뽑으며 팀의 2-0 승리를 견인했지만, 경기중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카드를 받았다. FIFA 규정은 명확했다. FIFA 징계 규정 제66조 4항은 '레드카드(퇴장)를 받은 선수는 해당 팀의 다음 경기 출전이 자동으로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FIFA의 결정이 180도 바뀌었다. FIFA가 월드컵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선수의 출전정지 처분을 취소한 것은 1962년 이후 64년 만이다. 1962년이라면 브라질의 전설적 공격수 가린샤가 결승전 출전을 위해 준결승전 퇴장 징계를 풀어줄 때였다.

트럼프의 개입설, 얼마나 사실인가?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1일 인판티노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출전정지 징계를 다시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통화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 3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백악관과 FIFA는 통화 여부나 개입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행동으로는 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옳은 일을 하고 큰 불의를 바로잡아준 FIFA에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세계 축구계, 분노와 우려 속에

이 결정에 유럽은 들끓었다. 벨기에 축구 연맹은 성명을 통해 "징계 처분을 받은 미국 선수 폴라린 발로건이 미국과 벨기에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피파의 결정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며 "모든 가능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다른 강호도 목소리를 높였다. 노르웨이 대표팀의 스타레 솔바켄 감독은 이날 브라질을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은 월드컵에 악영향을 미칠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며 "그럼 다음 레드카드는 어떻게 되는 건가. 그때도 어디선가 위원회를 꾸려 그 레드카드를 없애줄 건가"라고 반문했다.

FIFA와 인판티노의 이중 기준?

이번 결정이 더욱 논란이 되는 이유는 그 배경에 있다. 그는 지난해 가을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불발되자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FIFA 역사상 존재하지도 않던 'FIFA 평화상'을 급조해 바치는가 하면, 뉴욕 트럼프 타워에 FIFA 사무실을 개설했다.

또한 FIFA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대표팀 선수들의 미국 체류 시간을 제한해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개최국의 입김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축구의 미래는?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정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인판티노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징계 철회를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월드컵 판정이 정치적 개입에 의해 번복됐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 vs 음바페의 황제 등극…2026 월드컵 '황금 대전'처럼 경기력만으로 평가받아야 할 월드컵이 정치의 영향 아래 놓이고 있다. 홀란 멀티골로 브라질 격침, 노르웨이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을 이뤄낸 팀들처럼, 모든 국가가 동일한 규칙 아래 경쟁하는 것이 월드컵의 본질이 아니던가.

트럼프의 전화로 인해 FIFA의 신뢰도는 크게 흔들렸다. 남은 대회 기간 동안 FIFA가 어떻게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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