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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쟁, 사회적 대화로 해법 찾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지시한 가운데, 정부가 공론화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류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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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하향, 두 달간 공론화로 결론 낸다

이재명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은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두 달 후에 결론을 내자"고 말했다는 지시에 따라, 정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공론화에 착수했다.

만 14세 미만으로 규정된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13세로 낮출지 여부를 두고 정부가 공론화 절차에 착수했다.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오프라인 논의체와 온라인 플랫폼을 병행하는 '투트랙 공론장'을 구성해 두 달 안에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급증하는 촉법소년 범죄, 수치로 보는 현실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재점화된 배경에는 관련 범죄의 지속적인 증가세가 있다. 실제로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전국 법원의 촉법소년 사건 접수 건수는 △2020년 1만584건 △2021년 1만2502건 △2022년 1만6836건 △2023년 2만289건 △2024년 2만1478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은 2021년과 비교해 약 72% 늘었다.

특히 강력범죄 비중 확대가 두드러진다. 강간·추행 등 성범죄는 2021년 398건에서 지난해 739건으로 2.2배 증가했고, 폭력 범죄 역시 같은 기간 2750건에서 5520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특성상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성범죄도 주요 범죄로 꼽힌다. 경찰대 '치안전망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가운데 10대 비중은 59.1%에 달했다.

찬반 논리 팽팽, 사회적 합의 도출이 과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둘러싼 찬반 논리는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중학교 1학년생이 약 13세이기 때문에 (13세 미만으로 하향해도) 그래도 중학생부터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해도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결단의 문제 같다"며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이냐는 논거로 초등학생이냐, 중학생이냐가 제일 합리적인 선일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연령 하향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서 우리 사회가 소년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는 비전을 보여줬는지 먼저 점검해봐야 한다"며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법무부 보고 내용에 소년범 예방 활동이 부족하고 교정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촉법소년도 법정에 출석, 자신의 행위의 중대함을 직면하고 있으며 보호처분과 교화를 통해 다시 삶을 회복하는 사례도 존재한다"며 "이처럼 이미 구금까지 가능한 강력 제재가 가해지는 현실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더 낮춰 전과자의 낙인까지 찍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사회 복귀를 영구히 차단하겠다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제 기준과 여론 사이의 균형점 모색

시민사회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유엔아동권리협약' 등 국제인권규범에 정면으로 반한다"면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형사 책임 최저연령을 만 14세로 유지하고 이들을 범죄자로 취급하거나 구금하지 않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 이상은 촉법소년 기준 연령 하향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 정책 결정의 복잡성을 보여준다.

정부는 시간 제약을 고려해 대규모 오프라인 공론장 대신 숙의 자료를 사전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촉법소년의 개념과 연령 조정의 의미, 찬반 논거를 담은 자료를 공유해 단순 여론 수렴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싼 이번 논의가 처벌 강화에만 매몰되지 않고, 소년사법 시스템의 근본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자: 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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