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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기소하겠다던 10억…뒤바뀐 검찰의 결정, 그 내막은?

법무장관 후보 김승원의 신약 청탁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기소에서 기소유예로 입장을 바꿨다. 증거가 명확했다는데, 왜 이런 결정이 나왔을까?

한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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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는 명확했는데, 왜 달라진 결정?

한 검사의 펜이 움직이는 그 순간, 숱한 사람의 인생이 갈린다. 그때였다. 서울서부지검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알선뇌물약속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기로 가닥을 잡고 대검에 기소 의견을 전달했던 것은. 그런데 몇 달 뒤 결론이 180도 바뀌었다. 2024년 12월 최종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진 것이다.

무엇이 이 극적인 변화를 만들었을까?

증거는 충분했다. 너무 충분했다.

김승원 후보자를 상대로 로비에 성공하면 브로커 양씨가 10억원의 대가를 받기로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수사팀이 김 후보자가 알선 대가로 500만원의 정치후원금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이다.

거기다 구체적인 통화 기록도 남아있었다.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브로커 양모씨와 통화하면서 '식약처 승인을 받는 순간 완전히 수천억원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언급한 내용도 있었다. 이는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남긴 생생한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검찰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했다. 기소를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김 후보자를 기소해 실제 처벌에 이르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 의견이 엇갈린 것이었다.

그렇다면 기소유예는 정당한가?

검찰이 제시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김 후보자의 뇌물 수수가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은 점이다. 말 그대로 실현되지 않은 약속이었다는 뜻이다. 제넨셀 설립자 강모씨는 브로커 양모씨 권유에 따라 김 후보자의 후원 계좌번호를 받아 500만원을 전달하려 했으나 1억 5000만원의 연간 후원 한도가 다 차 있어 송금에 실패한 것이었다.

둘째, 법원의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검찰은 임상시험계획 승인 민원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전달하는 대가로 수억원대를 약속받았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청탁 대가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고, 이 같은 법원 판단 직후 검찰은 김 후보자를 '뇌물약속죄'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외압인가, 검찰의 자체 판단인가?

최근 법무장관 후보 김승원, 여야 전쟁의 중심에 서다는 주제로 논란이 확대되면서, 이 결정의 배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불기소 하는게 정치적 판단"이라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왔다고 알려졌다.

검찰이 실제로는 기소를 추진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검찰이 당초 김 후보자를 기소하고 징역형을 구형하려고 했으나 12·3 계엄 이후 돌연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들은 다르게 설명한다. 대검 반부패부장이 금품이 오간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지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수사팀이 판례 등을 재검토해 기소유예안을 올렸다는 것이다.

미스터리는 계속된다

이제 이 사건은 경찰로 넘어갔다. 서울경찰청은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김 후보자와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고발된 사건을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유예가 경찰의 재수사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사건의 당사자들도 움직이고 있다. 브로커 양씨의 제13차 공판은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오는 15일로 예정되어 있었고 기일 변경을 요청했다. 자신의 재판까지도 미루려는 모습이다.

그 속에 담긴 의문들

수사 과정에서 뒤바뀐 결론. 충분한 증거가 있었음에도 실현되지 않은 약속이라는 이유로 기소를 포기한 검찰의 선택. 법원의 판단과 검찰 내부의 이견이 얽혀 나온 이 결정이 과연 정당한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이 뉴스가 중요한 이유 법무장관 후보자의 의혹부터 검찰의 수사 방식까지, 이 사건은 한국 사법부의 신뢰도에 직결된 문제다. 또한 실제 범죄 행위 여부보다 '어떤 증거로, 누구의 판단으로 기소 여부가 결정되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기자명: 한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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