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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과세수' 100조대 물량… 청와대 '국민배당' 검토 급불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 시대 반도체 초과세수의 국민배당금 활용을 제안했다가 즉시 논란에 휩싸였다. 발언 해석을 두고 증시는 출렁이고 정치권은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류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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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호황이 '돈 싸움'을 만들다

반도체 기업 활황에 따른 대규모 법인세 등 초과세수를 어떻게 쓸지에 대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민배당금제를 제안했다. 이것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정치권과 증시를 뒤흔드는 '핫이슈'가 되었습니다.

12일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일단 숫자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납부할 법인세는 100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이전 글 반도체 호황이 부를 불렸다!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이 코스피를 뒤흔든 이유에서 보셨듯이, 이 초과세수 활용 방안은 정책 차원의 고민입니다.

용어 해석 '초과세수' vs '초과이윤'... 시장은 혼란스러웠다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부분이 여기입니다. 별도의 세목을 신설해 추가로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AI 관련 기업의 실적 호조로 법인세가 당초 예상보다 더 걷힐 경우 그 추가분인 초과세수를 국민을 위해 환원하는 제도를 연구해보자는 취지라는 것입니다. 즉, 기업에서 강제로 돈을 빼앗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언급하면서도 '초과세수'와 '초과이윤'을 뒤섞어 사용한 바람에 시장은 '정부가 기업 이익을 직접 배당하려는 건가?'라고 오해했습니다. 코스피 한때 5.1%까지 급락했다가, 김 실장이 기업 이익에 대한 새로운 횡재세 도입이 아니라 AI 호황으로 늘어난 '초과세수'를 활용하는 취지라고 해명하면서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했을 정도였습니다.

대통령도 나섰다... "가짜뉴스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 실장이 한 말은 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였다"며 "일부 언론이 발언을 편집해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주장했다는 음해성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면, 이건 단순한 '말 다툼'을 넘어선 상황 수습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거야?

김 실장의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국민배당금제 실행 방안을 두고 "청년 창업 자산으로 갈 것인지,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할 것인지, 예술인 지원으로 할 것인지, 노령연금 강화로 할 것인지, AI 시대 전환 교육 비용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백가쟁명식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교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거든요.

즉, 지금 단계는 '방향 제시'이지 '확정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청와대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은 아니다. 정책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김용범 정책실장이 직접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정치권은 극명하게 갈린다

여당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민주당은 "아직 직접 논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검토하고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면 말씀드릴 것"이라 말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장 뭘 하자고 하기보다 학계에서 먼저 연구하고 학문적 고찰이 선행돼야 할 문제"라고 신중론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야당은 정면 충돌했습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반도체는 사이클이 있다. 지금은 초호황이지만 언제 꺼질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전 세계가 초격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 수십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투자를 한다"며 "그런데 영업이익을 노동조합에 주고, 전 국민에게 배급하면 기업은 무슨 돈으로 미래를 위해 투자하나"라고 반발했습니다.

법적 한계와 현실적 문제들

기술적으로도 문제는 있습니다. 국가재정법 90조는 초과세수를 국채 상환·지방교부금 정산·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국채·차입금 원리금 및 국가 배상금 상환 등에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치도록 해 초과세수를 임의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거든요.

또한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는 "반도체 호황 사이클이 2∼3년 후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을 위한 인프라 투자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왜 이게 중요한가?

이번 논란은 단순한 '말 싸움'이 아닙니다. 초과세수 규모가 최대 7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가가 얼마나 큰 규모의 재정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 설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2021~2022년 반도체 호황기의 초과세수는 사전에 설계된 원칙 없이 그때그때 소진됐고, 이번 사이클의 규모는 그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결국 청와대가 본격 검토에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초과세수 100조대 이상의 거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정치권과 경제 전문가, 기업, 국민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인 셈이죠.


기자명: 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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