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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장관 삼성전자 파업 땐 긴급조정 불가피… 막다른 협상 판에 정부 강경 카드 꺼내다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이 21일로 임박한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파업 발생 시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 중단 시 최대 100조원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와 재계가 강경대응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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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협상, 정부가 '최후의 수단' 꺼내다

5월 14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1일로 예고된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 부처 장관이 직접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첫 사례로, 정부의 위기 의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그때였다. 5월 13일 새벽 삼성전자 노사가 사후조정 마지막 날에도 성과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되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몇 달에 걸친 협상 끝에 도달한 결과가 '결렬'이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회사는 경영상 부담을 이유로 버틴 것이다.

이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현실이 되려 한다. 김 장관은 "파업으로 공장이 정지되면 하루 최대 1조원 정도 생산 차질이 예상되며, 웨이퍼 가공에 5개월 이상 소요되고 현재 가공 중인 웨이퍼 전량이 손상된다면 최대 100조원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손실이 아니다. 반도체 산업이 갖는 특수성 때문에, 한 번 라인이 멈추면 그 충격파는 수개월까지 이어진다.

생산 감축으로 보인 회사의 절박함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한 삼성전자는 더 이상 대기만 할 수 없었다. 14일부터 생산라인 초입에 투입하는 신규 웨이퍼 수량을 제한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최첨단 선단 공정 위주로 제품 믹스를 재편하는 사전 조치를 시작했다.

이는 반도체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조치다. 반도체의 경우 다른 산업과 달리 파업 이전부터 생산량과 품질관리를 시작해야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업계 설명이 말해주듯이, 회사는 파업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품질 이슈가 발생하면 글로벌 공급망에 연쇄 차질을 빚어 공급량 감소 못지않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원하지 않던 결과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정부의 '카드'와 재계의 압박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파업을 중지하고 현업에 복귀해야 한다. 이는 최후의 수단이다. 정부가 이를 꺼낸 이유는 1700여 협력사 피해가 상상조차 할 수 없으며,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의 거의 유일한 핵심 전략자산이고, 대한민국 미래를 끌고 갈 독보적 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전 기사에서 다룬 삼성전자 파업의 경제적 영향처럼, 이번 사태의 본질은 숫자로 나타나지 않는 신뢰의 붕괴에 있다. 파업으로 고객들에게 메모리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수십년간 쌓아온 삼성전자의 신뢰가 일시에 무너질 수 있으며, 이번 파업이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한국으로부터 고객을 빼앗아가는 결정적인 '트리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의 '끝장 투쟁' 선언

반면 노조의 입장은 여전히 굳건하다. 노조 측은 '성과급 투명화, 상한 폐지, 제도화'를 재차 요구하며 "변화가 없을 경우 적법한 쟁의행위인 파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21일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노조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실시한다고 밝혔으며, 파업 참여 의사를 표명한 조합원은 4만4816명이다. 4만명 이상이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사실상 셧다운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간은 일주일, 선택지는 좁혀간다

정부의 강경 기류, 재계의 긴급조정권 촉구, 노조의 끝장 투쟁 선언. 이 세 가지가 한 곳을 향해 수렴하고 있다. 21일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라는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산업이 멈춘다는 뜻이다. 이전에 논의했던 노사 협상의 최종 결렬 과정에서도 보았듯이, 상황은 더 이상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김정관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정부가 최후의 수단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다. 남은 시간은 7일. 그 사이에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 아니면 역사상 처음으로 반도체 공장이 멈추는 날이 올 것인가. 모든 시선이 협상 테이블로 쏠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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