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코스모스'로는 부족하다…정부 340억원 투입해 제조 특화 피지컬 AI 국산화 나선다
정부가 340억원을 투입해 제조 현장에 맞는 피지컬 AI 핵심 기술을 국산화한다. 글로벌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고 로봇의 동작 성공률을 20% 이상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형 로봇 두뇌' 만드는 340억원 프로젝트, 드디어 시동하다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모델 '코스모스'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정부는 한국 공장 현장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300억원을 투입해 피지컬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국산화에 나서는데, 글로벌 범용 모델이 국내 제조 현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그 결과가 바로 340억원 규모의 본격적인 '제조 특화 피지컬 AI 프로젝트'다.
미국 모델이 한국 공장에 맞지 않는 이유
엔비디아의 피지컬 AI용 월드 모델인 '코스모스'의 경우 국내 제조 현장의 설비 중심 구조와 협소한 작업 공간, 숙련된 작업 행동 데이터가 글로벌 범용 데이터에 충분히 포함되지 않아 실제 공장 환경의 물리 이론과 일관성을 반영하기에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공장의 현실을 무시한 글로벌 모델로는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일할 수 없다는 뜻이다. 피지컬 AI는 로봇 등 물리적 장치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인데, 제조·물류·서비스 현장에서 로봇이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현실의 물리 법칙과 작업 환경을 학습한 월드모델이 필요하다.
2년간 340억원, 성공률 20% 이상 올리는 게 목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피지컬 AI 선도기술 개발 사업 착수보고회'를 열었으며, LG전자를 주관 기관으로 KT, 로보티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학교 등 10여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한다.
야심 찬 목표도 설정했다. 이번 사업의 목표는 월드모델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실제 로봇의 최종 동작 성공률을 20%포인트 이상 높이는 것인데,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제시된 14.5%포인트를 넘어서는 수치다. 말 그대로 글로벌 최강자들을 넘어서겠다는 선언이다.
한국의 제조 데이터가 최강의 무기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국이 가진 제조 현장의 실제 데이터다. 컨소시엄은 KT의 '믿:음K AI'와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5' 등 국내 멀티모달 모델을 기반으로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개발하며, 엔비디아의 '코스모스' 등 글로벌 월드모델도 분석해 강점은 흡수하고 국내 제조 현장에 맞지 않는 한계는 보완한다.
정부도 한국의 경쟁력을 확신하고 있다. 로보티즈 대표는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글로벌 로봇 하드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한국의 기술 격차가 과거 3년 이상에서 최근 약 1년 수준으로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작은 시작, 거대한 꿈
LG전자 인공지능연구소장은 "개발 결과물을 오픈소스 체계로 공유해 중소기업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 기업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한국의 제조업 전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피지컬 AI는 대한민국의 패러다임을 바꿀 국가적 핵심기술"이라며 "과거 TDX 개발 당시 연구진들이 혈서를 쓰는 각오로 교환기 국산화라는 기적을 이뤄냈던 것처럼 이번 사업도 이러한 각오와 사명감으로 임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제조업이 로봇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 논의한 제조 강국의 새로운 게임 관점에서, 이번 정부 프로젝트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나타난 셈이다. 또한 젠슨 황이 한국에서 밝힌 로보틱스 투자 의지가 한국 정부의 본격적인 대응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자: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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