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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뒷심', 피지컬 AI가 바꾼다…제조 강국의 새로운 게임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이 2035년 380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인 가운데, 한국은 제조업 기반과 기술력으로 이 분야의 주도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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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뒷심', 피지컬 AI가 바꾼다…제조 강국의 새로운 게임

역사는 기술의 혁신이 일으킨다. 그때였다. AI가 단순히 대화와 텍스트를 생성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실제 물리적 세계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가 차세대 핵심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인공지능은 이제 단순히 정보를 생성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공간에서 인지·판단·행동까지 수행하는 '움직이는 AI'로서 글로벌 산업 전반의 새로운 흐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바로 이 기술의 장이 한국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로봇이 일한다는 것의 의미

피지컬 AI는 센서·AI·제어 기술을 결합해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로봇의 지각·판단·행동을 통합하는 지능형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기존의 로봇이 프로그래밍된 반복 작업만 했다면, 피지컬 AI를 갖춘 로봇은 주변 상황을 읽고 스스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한다. 마치 숙련된 노동자처럼.

기존 자동화 로봇은 정해진 절차를 반복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피지컬 AI는 이를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 센서와 AI 모델을 통해 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게 계획을 수정하며 유연하게 작업을 수행합니다.

한국의 특별한 위치

시장의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휴머노이드는 올해 15억 달러에서 2035년 380억 달러(약 53조 원)로 10년 내 25배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산업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국이 미래를 어떻게 선점할지의 문제다.

더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위치다. 대한민국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복잡한 공정과 숙련된 현장 데이터가 축적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피지컬 AI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을 갖춘 국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한국은 로봇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로봇이 일할 수 있는 나라"라며 한국의 테스트베드 경쟁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칭찬이 아니다. 피지컬 AI의 실전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현장이 한국에 있다는 의미다.

정부와 기업의 움직임

국가 차원의 대응도 본격화됐다. 정부가 '24년 발표한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은 'K-로봇 경제' 실현을 목표로 '30년까지 민관 합동 3조 원 이상 투자, AI·SW 핵심인재 1만 5,000명 양성, 로봇 전문기업 150개 육성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AI 로봇, 자율주행차, 제조데이터 기반 AI 팩토리 등 연계 프로젝트를 병행해 제조·물류 현장에 디지털 트윈·로봇·에지 AI를 확산한다는 구상입니다.

대기업들도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한국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를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휴머노이드 사업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기업 간 협력도 활발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아틀라스 로봇이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현실 앞의 과제

물론 갈 길은 멀다. 한국은 첨단 제조 산업, R&D 역량, 반도체 생산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피지컬 AI 공급망에서 세 가지 전략적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나, AI 원천기술(파운데이션 모델)이 부족하고, 휴머노이드 전용 부품 공급망이 취약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힙니다.

물론 중국도 화려한 춤 공연보다는 실용성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피지컬 AI 기술 역시 아직 성숙 단계는 아니지만, 한국 정부는 이미 피지컬 AI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러 정책을 병행하고 있으며,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 피지컬 AI PoC, K-휴머노이드 개발 전략 등은 산업·기술·인력 분야를 포괄하는 대응방안입니다.

한국이 택할 길

미국은 민간의 자율적 혁신을 선택했고, 중국은 정부 주도의 육성을 내세웠다. 한국은 그 중간 지점에서 제조업 기반 국가로서의 강점을 산업 주도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현실적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지금이다. "잘 키운 로봇 하나, 열 자식 안 부러울 것"이라는 표현이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인구 절벽 속에서 제조 강국이 선택한 무기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결단과 실행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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