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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원 돌파한 환율, 5052 마감한 코스피... 중동전쟁 장기화로 17년 만의 충격

중동전쟁이 한 달째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30원을 돌파했다. 코스피도 4.26% 급락하며 5052로 마감해 불안한 증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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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의 충격, 1530원 무너뜨린 환율과 폭락한 증시

2026년 3월 31일, 중동 전쟁 여파가 계속되며 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장중 153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1530원선까지 치솟은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외부 충격에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4.84포인트(4.26%) 내린 5052.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조8423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고, 개인 투자자는 2조4321억원을 순매수로 맞섰다.

중동전쟁이 불러온 글로벌 경제 충격파

필자가 보기에,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정권 붕괴까지 예상하는 전격 공습 작전에 나서자 이란이 생존을 걸고 격렬하게 반격에 나서면서 주변 중동 지역 전체에 전쟁의 불길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환율 급등은 중동 정세 불안과 함께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시작 이후 유가는 40% 이상 상승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2.88달러로 마감하며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시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

종가 6307.27로 초유의 기록을 쓴 2월26일과 비교하면 코스피지수는 3월 마지막 거래일 불과 한달 만에 20% 가까이 주저앉으며 딴판인 모습이다. 31일 코스피는 4.26% 내려 5052.46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5.16%, SK하이닉스 -7.56%, LG에너지솔루션 -3.78%, 현대차 -5.11% 등 주요 대장주들이 고루 하락했다. 국가 경제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일제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필자는 이것이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님을 직감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현실적 타격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2시 기준 중동전쟁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접수는 422건으로, 3월 25일 정오 기준 379건보다 43건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피해·애로는 284건, 발생 우려는 79건이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월 27일 1333.11에서 3월 27일에는 1826.77까지 상승했다. 3월 20일 대비 119.81포인트, 7.02% 오른 수치다. 물류비 상승은 중소기업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번 위기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외부 충격에 지나치게 민감한 우리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어지자 정부가 총 10조1000억원 규모의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를 가동한다. 전국민 유류비·교통비 부담을 낮추는 한편 소득 하위 70%에는 별도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취약 부문에는 에너지 복지와 생산비 경감 지원을 추가로 얹는 구조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의 내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대체 에너지 개발, 수출 품목과 시장의 다각화 등이 시급하다.

희망을 잃지 말자

2026년 3월 25일,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평화안을 전달하며 거의 한 달간 지속된 전쟁 종식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고, 테헤란은 "비적대적"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약 4주간의 전쟁 이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는 급락했고, 아시아 증시는 상승했다.

물론 아직 불확실성이 크지만, 협상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을 계기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성숙해질 수 있다면, 결국 더 강해진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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