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강경 발언의 '일장춘몽'…코스피 급락과 환율의 급변
종전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코스피가 트럼프의 이란 강경 발언으로 3% 이상 급락했습니다. 원달러 환율도 18원 이상 올라 1520원대를 기록했습니다.
종전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꾼 한 줄의 발언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종전 기대를 실망으로 바꾸며 국내 증시가 급락했습니다. 그때였다. 4월 2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당시만 해도 코스피는 5551.69로 상승 출발해 장 초반 5574.62까지 상승 폭을 확대했고, 지난달 2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시장에 부는 희망의 바람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이어질 발언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10시쯤 중동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 동안 이란을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순한 보도 자료가 아니었습니다.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려놓겠다"는 발언이 함께 나왔습니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뀐 순간
그 순간, 투자자들의 표정이 굳었습니다. 당초 시장은 종전 관련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정반대 메시지가 나오면서 투심이 빠르게 얼어붙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4%대, 5%대 하락했고 양 시장에서 사이드카도 발동됐습니다.
숫자로 표현하면 더욱 생생합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44.65포인트(-4.47%) 내린 5234.0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9.84포인트(-5.36%) 빠진 1056.3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 초반의 상승은 마치 시계바늘이 뒤로 간 듯 사라져버렸습니다.
달러 가치가 올라가다
환율 시장도 요동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연설 이후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급등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9원 오른 1512.2원으로 장을 시작해 한때 1500원대로 내렸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1520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에서 28.8원 급락해 1501.3원으로 장을 마감한 바 있었습니다. 하루 사이의 급변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국제유가도 고개를 들다
국제 원유시장도 움직였습니다. 국제유가는 5% 정도 급등했습니다. 1일 오후 10시(현지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4.1% 급등한 배럴당 104.21달러에 거래되고, 브렌트유 선물은 5.0% 급등한 배럴당 106.4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장난이 아닌 시장의 현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대부분 급락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5% 이상 급락 중이고, 현대차(-4.10%), LG에너지솔루션(-0.98%), SK스퀘어(-5.09%) 등이 하락했습니다. 대기업 대장주들이 일제히 흔들렸다는 것은 시장 심리의 변화가 얼마나 급격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아시아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닛케이 -2.38%, 상해종합 -0.74%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위험자산 회피, 안전자산 선호
이 변화는 근본적인 투자심리의 변화를 의미했습니다. 원화 가치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피하기 시작했고, 달러라는 안전자산으로 몰려갔던 것입니다.
증권가의 의견도 갈렸습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큰 변화는 확인되지 않은 만큼 과도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진단했습니다. 트럼프가 예고한 4월 6일 데드라인까지 합의가 최선의 시나리오이며, 예고대로 폭격이 개시되더라도 결론은 협상 쪽으로 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남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한 마디가 금융시장의 기대감을 180도 뒤바꾼 이 날, 투자자들은 깨달았을 것입니다. 세계 경제는 이미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연결의 중심에는 여전히 강대국의 입이 있다는 현실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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