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국 의원 비자 거부' 정말 외교 마찰인가? 루비오 국무장관이 언급한 '수십 년 전'의 의미
정청래·진성준 의원의 미국 비자 문제로 한미 관계에 긴장이 조성되는 가운데,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수십 년 전 행동'과 관련된 문제라고 명시했습니다. 과거 전력과 외교 현안 사이의 미묘한 줄다리기를 읽어봅니다.
조용한 외교 불협화음, 비자 한 장으로 확대되다
요즘 서울 국회 주변 분위기가 심상치 않죠? 최근 며칠간 민주당 의원들이 미국 비자 때문에 방미 일정을 취소해야 했던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거든요. 게다가 미국 국무장관까지 나서서 공식 입장을 밝혔으니, 이건 단순한 '비자 심사'의 문제를 넘어선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사건의 당사자들을 먼저 정리해봅시다.
비자 거부에서 발급까지, '사흘의 드라마'
국회 국방위원장인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는 소식이 지난달 28일 터져나왔어요. 진성준은 미 태평양사령관 등과의 공식 면담 일정이 확정된 상태에서 이날 오전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건 정말 황당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회 국방위는 다음달 1~5일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해 한·미 간 안보 협력 강화와 동맹의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는데, 바로 그 시점에 비자가 거부된 거죠.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불과 사흘 뒤인 10월 31일,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도 미국 관용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가 추가 서류 제출 등을 거쳐 지난달 31일 비자를 발급받았다고 해요. '거부'에서 '발급'으로 뒤바뀐 겁니다.
비자 심사에서 무슨 일이?
미국 측에서 진성준 위원장 측에 과거 범죄 기록과 관련한 판결문과 영문 번역본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서류 제출 과정을 거쳐서 비자가 발급된 것 같습니다.
진성준 전에 정청래도... 패턴이 보인다
그런데 진성준만의 일이 아니었어요. 이달 초, 지난달 외교통일위원회의 미주반 국정감사에 가려던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도 출국 직전까지 미국의 비자 발급 상태가 '검토 중'(Under Review)에 머물러 있어 미국행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두 의원 모두 과거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주목됩니다. 진성준은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하고, 정청래 의원은 지난 1989년 주한 미국대사관저 점거 농성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돼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합니다.
필자가 이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비자가 거부됐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이런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다는 점 때문이에요. 동맹국의 국회의원이 아무리 과거 전력이 있더라도, 현재 국제 안보 협력을 논의하러 가는 공식 방문에 비자를 거부한다는 건... 상징적으로 뭔가 말하려는 게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루비오의 '수십 년 전' 발언, 외교 신호인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일부 한국 국회의원들에 대한 미국 입국 비자가 거절되는 등의 문제에 대해 한미 양자 협의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고 해요. 하지만 그의 표현 방식이 참 흥미롭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한 명의 특정 개인의 비자 이슈가 있었고, 아마 수십 년 전(a couple decades ago)의 행동과 관련한 이슈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수십 년 전'이라는 표현이 정확히 진성준의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지칭하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왜 지금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낼까?
여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진성준은 19대 국회 때인 2014년에는 국회 국방위원으로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다고 해요. 즉, 같은 사람, 같은 직책, 같은 목적(국방위 방문)인데 2014년에는 비자가 나왔고 2026년에는 거부됐다는 뜻입니다.
이건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라기보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미국의 정책이나 입장이 바뀌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외교의 선례가 될 수 있는 순간
필자는 이 사건을 단순히 '비자 거부 사건'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 동맹국 국회의원의 공식 방문을 비자로 제약한다는 것
- 과거 전력을 현재 외교 활동에 직결시킨다는 것
- 비자 거부 후 사흘 만에 발급한다는 그 급박한 처리 방식
이 모든 게 섞여 있으면, 향후 한미 관계에서 새로운 선례가 될 수 있거든요.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방문에 앞서 비자 문제는 한미 관계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루비오 장관과의 회담에서 비자 발급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국회와 정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지난 대통령 이주민 발언이 만든 파장처럼, 이 비자 논란도 결국 정치권 내부의 갈등과 국제 외교가 얽혀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야당 의원들의 국제 외교 활동이 제약된다면, 국회의 국정감사 기능도 약화될 거고, 그건 결국 국회의 자주성과 위상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 있죠.
하지만 동시에 각 의원의 과거 전력이 현재 활동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과거를 근거로 행동을 제약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제적 기준도 필요합니다.
루비오 장관은 "우리는 그 문제를 기자회견이 아닌, 양자(협의)를 근거로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하니, 앞으로의 한미 협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기자명: 박진희
이 사건은 단순히 '비자 한 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동맹국 간의 신뢰, 국회의 위상, 그리고 정치와 외교의 교점을 모두 보여주는 사건이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미 관계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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