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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이주민 발언이 만든 파장…건강한 공론장은 어디로 갔나?

이재명 대통령이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에 대해 언급한 발언이 사회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생중계와 SNS를 통해 확산된 발언이 소수자 혐오와 배제의 신호로 해석되면서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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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이 만든 파장…'건강한 공론장'은 이미 멀어졌나

그때였다. 어느 평범한 월요일 청와대 국무회의장에서 나온 한 마디의 발언이 열흘을 뜨겁게 달궜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국무회의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단 몇 마디의 말이 얼마나 큰 파도를 만들 것인지를.

경제 기여도로 갈라치기

발언의 맥락은 명확했다. 외국인 계절노동자보다 내국인 노동자의 농업 분야 고용을 늘리는 게 내수진작에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큰 논란이 됐을까?

비판자들의 지적은 단순명료했다. 경제 기여도를 놓고 내국인 노동자와 구별 짓는 발언이 의도와 무관하게 자칫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이 이주노동자 없이 존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의 국내 소비 문제로 국가 경제 기여 정도를 따지는 것 자체가 타당하지 않으며, 임금을 전부 본국에 송금한다는 것도 사실관계가 틀렸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SNS와 생중계, 그 위력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 모든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가라는 점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생중계 국무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미 전파된 대통령 발언의 후폭풍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으며, 이 대통령도 발언 진의가 왜곡 전달됐다며 반박·해명하는 글을 SNS에 연이어 올렸다.

대통령의 한 마디가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퍼졌고, SNS를 통해 가속화되었다. 이 대통령이 에스엔에스에 이주배경 시민 관련 메시지를 연일 내놓는 가운데, 발언 내용이 사회 구성원을 갈라치고 갈등과 혐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온라인 공간에서는 대통령이 던진 말이, 만연한 이주민 혐오 정서와 결합해 소수자를 배척하는 날 선 표현으로 확산하거나 이들을 공격하는 도구로 악용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여권 내 분열, 진보 진영의 반발

사태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여권 내에서도 목소리가 갈렸다는 점이었다.

민노총은 논평에서 '이주 노동자를 '송금 기계'로 폄훼하고 차별을 정장하는 대통령의 혐오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으며, 조국혁신당 이현진 노동위원장은 '무지와 편견에 사로잡힌 망언'이라고 했고, 정의당은 '이주 노동자 폄훼해 놓고 언론에 화풀이하지 마라'고 했다. 진보 진영이 자신들의 지지자인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다문화 우대 폐지' 논란

논란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마치 약속이라도 된 것처럼 후속 발언이 터져 나왔다. 대통령은 28일 엑스를 통해 다문화가족 우대제도 폐지 필요성도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보수 성향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국가유공자와 동급인 다문화 산모 산후조리원 입실 순위 관련 글을 공유하면서 논란을 더했다.

게시물 선택이 문제였다. 특정 정치 성향이 두드러지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물을 대통령이 직접 공유하고 정책 재검토의 근거로 삼는 듯한 모습은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혐오 표현의 연쇄 반응

대통령의 발언이 갖는 영향력은 보통 시민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이주민을 향한 가짜뉴스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대통령 발언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었다. 활동가들은 이 대통령이 자신의 영향력을 고려해 이주민 등 소수자에 대한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론장의 위기

이 사건이 드러낸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정책 검토의 필요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이들에 대한 대통령의 언어에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며, 정책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일수록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쳐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은 무시할 수 없다.

더 이상 '공론장'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진 이 곳에서, 통합과 포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역차별 논란과 함께 대통령의 신중한 언행이 요구된다. [연관 기사: 당 지도부 향 '욕설 잘한다고 강한 당 되나' 쓴소리]도 다뤘듯이, 진정한 강함은 신중한 말에서 나오는 법이다.

끝나지 않는 해명의 악순환

청와대는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가 대통령의 외국인 노동자·다문화가족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해 '특정 단어보다는 발언의 맥락과 골자를 함께 고려해달라'며 해명했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릴 수는 없었다. 지도자의 SNS 발언이 상생과 소통의 장이 아니라 오히려 갈등과 논쟁의 불씨를 지피는 땔감이 되고 있다는 비판은 정확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론장'이란 서로 다른 입장의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조율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지도자의 말 한 마디가 즉시 플랫폼으로 확산되고, 그것이 사회의 이분법적 대립을 심화시키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가장 높은 자리에서 나오는 말이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콕 집어 건드릴 때, 건강한 공론장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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