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하다던 코스닥, 동전주 36곳 무더기 관리종목 지정…'골든타임' 4개월
한국거래소가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와 시가총액 미달 종목 36곳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강화된 상폐 기준이 처음 적용된 이번 조치로 코스닥 상장사들이 4개월간의 회생 시간을 얻게 됐다.
우량한 시장을 원했는데…코스닥에 떨어진 관리종목 폭탄
"우량기업만 남기겠습니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이 내건 부실기업 퇴출 약속이 이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기준 최근 30거래일 동안 주가가 1000원 아래에 머물거나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에 미달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모두 36개입니다. 이 가운데 30개 종목이 이날 새롭게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기존 관리종목 가운데 6개 종목은 지정 사유가 추가되었습니다.
가만, 코스닥이 우량하다고 했던 거 아닌가요? 이 같은 변화는 지난 7월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을 통해 올해 1월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이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한 차례 강화되었고, 2027년 1월 1일 200억원, 2028년 1월 1일 300억원으로 추가 상향조정이 예정되어 있다가 이번 방안에서는 2026년 7월 1일 200억원으로, 2027년 1월 1일 300억원으로 시가총액 요건이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동전주도, 시총 미달도 모두 걸렸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9개, 코스닥 시장에서 21개가 신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습니다. 특히 코스닥에서 신규 지정된 종목들의 구성을 보면 주가 기준만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7월 1일부터는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으로 하고 액면병합을 통한 손쉬운 우회를 방지하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에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시가총액 기준은 코스피 종목은 300억 원, 코스닥 종목은 200억 원입니다.
이제 코스닥 상장사들에게 '4개월의 골든타임'이 시작됩니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중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넘기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되기 때문입니다.
"연속 45거래일" 생각보다 높은 벽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관리종목에서 빠져나오기가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한 '연속 45거래일'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만큼 한 번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상장폐지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구주 매각 방식의 인수합병(M&A)은 사실상 막히기 때문에 딜 성사 가능성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개미들의 비명,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옵니다. 부실기업이 퇴출되면서 시장 정정효과를 기대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 동전주는 대체로 규모가 작은 기업인만큼 이른바 '개미' 불리는 개인투자자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7월 1일 이후 시가총액과 주가 1000원 미달(동전주 요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는 스팩을 제외하고 94건에 달했고, 시가총액과 동전주 요건 중복을 제외하면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12곳, 코스닥 시장에서는 78곳이 관리종목 지정 우려 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입니다.
거래소는 부실기업을 퇴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우량한 시장"이라는 표현 뒤에는 동전주에 묻은 개인투자자의 눈물도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코스닥의 체질 개선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누가 손실을 입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자 서명: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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