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8년까지 이어질까…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엇갈린 전망

AI 서버 투자 확대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028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급 부족과 구조적 수요 변화가 호황을 연장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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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슈퍼사이클, 2028년까지 이어질까?…업계 엇갈린 전망

인공지능(AI) 시대가 가져온 반도체 호황의 종착점이 어디일지를 놓고 글로벌 투자은행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 반면, 2027년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 종료 시점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함에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것이 일시적 반등인지, 아니면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장기 호황인지에 따라 투자 전략부터 산업 지형까지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의 악순환이 연장시키는 호황

글로벌 투자은행 다수는 메모리 수급 부족이 최소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공통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인텔 최고경영자가 메모리 공급 완화 시점을 내후년 이후로 언급하면서 슈퍼사이클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는 개별 기업의 자체 전망이 아니라 주요 메모리 업체 고위급과의 교류에서 체감한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발언으로, 신뢰도가 높은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AI가 바꾼 메모리 산업의 판도

과거 메모리 산업은 전형적인 경기순환 산업이었다. 가격이 오르면 증설하고, 내리면 감산하는 단순한 패턴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AI 시대는 다르다.

메모리 업계에서는 이번 슈퍼사이클이 과거처럼 전형적인 등락곡선을 그리기보다는 AI라는 구조적 수요를 바탕으로 길고 완만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단순한 예상이 아니라 현실에서 확인되는 변화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만 해도 2026~2028년 연평균 40%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DRAM·NAND 등 범용 메모리 수요도 AI 서버, 데이터센터, 고성능 PC·스마트폰, 로봇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초강세' 전망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더욱 공격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을 610조원, SK하이닉스를 454조원으로 추정하며, 두 회사 합산으로 1,000조원을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고대역폭 메모리, 범용 DRAM, NAND가 동시에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변수는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재원

다만 모든 전망이 낙관적만은 아니다. 2028년 이후에는 가격 조정을 동반한 업황 변화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투자 재원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다룬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의 수급 현황처럼, 메모리 가격 상승은 이미 전 산업으로 파급되고 있다. 메모리 호황의 기간은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의 AI 투자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어 버렸다.

내년이 슈퍼사이클이 저물기 시작할 첫 분기점이 될지, 내후년까지 호황이 이어질지는 결국 AI 인프라 투자 속도와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 실행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격 안정까지는 아직 멀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더욱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027년에도 메모리 가격이 전년 대비 40~45% 상승하며, 본격적인 가격 안정은 2028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메모리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종료 시점을 놓고 투자은행들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2027년과 2028년이 AI 시대 메모리 시장의 중대한 분기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 해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주시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가 될 것 같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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