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사건의 허술한 종결, 경찰 시스템까지 조작되다
제주에서 5월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씨 사건에서 담당 경찰이 거짓 보고로 임의 종결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 내부 실종자 관리 시스템의 자료까지 삭제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의 거짓 보고가 가져온 석 달의 공백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37)씨 사건과 관련해 경찰 내부 전산 자료가 삭제된 정황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부실 대응을 넘어 시스템 차원의 증거 제거 의혹까지 불거진 만큼, 경찰 조직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2시간 30분 만의 급속한 사건 종결
업계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장씨의 실종 사실이 처음 접수된 것은 지난 5월15일이고, 신고자는 장씨의 남자친구였으며, 제주 한림읍 관할 파출소 경찰이 신고자를 대면했다. 초기 단계에서 경찰은 제대로 움직였다.
그러나 상황은 급반전했다. 신고를 접수한 A경장이 신고 접수 2시간30여분 만에 사건을 종결 처리하면서 경찰 인력은 철수했다.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야간 근무자였던 A경장이 '실종자와 연락이 됐다'는 취지로 보고하고 사건을 종결함에 따라 현장 수색 인력도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짓 위에 거짓을 덧칠한 조치
더 심각한 문제는 이 허위 보고가 단순히 문서상의 기록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찰 내부 실종자 관리 시스템인 '실종프로파일링'에는 현재 장씨의 실종 관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며, 애초 등록됐던 장씨 관련 자료가 사건 종결과 동시에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다.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A경장은 3개월 전 장미란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처음 접수받고 '실종자와 연락이 됐다'는 취지의 기록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건너뛴 채 112 처리 시스템에만 남겼고, 이후 추가 조사에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입력했지만 해당 자료를 관리 목록에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화 기록마저 없었던 '연락'
거짓의 심각성은 더욱 드러났다. 실종된 여성 장미란씨의 통신 기록을 조회한 결과, 지난 5월 최초 실종신고를 접수한 A 경장과 장씨가 통화했던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A 경장이 소속된 경찰서의 자체 조사 과정에서도 그와 장씨 간의 통화 기록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서의 악영향
실종자 발견의 골든타임은 극히 제한적이다. 장씨가 실종된 5월 경찰의 설명을 듣고 가족이 안심했는데, 실제론 7월 실종신고 재접수 전까지 장씨를 찾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허비했으며, 실종신고를 재접수한 경찰이 장씨의 동선 파악에 나섰지만 이미 일대 CCTV 영상 등이 다수 삭제된 상태였다.
경찰의 뒤늦은 대응
제주청 반부패경제범죄 수사대는 A경장이 장씨와 실제로 연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허위 보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보고, A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시스템 개선에도 나섰다. 제주경찰청은 112로 실종 사건이 접수된 후 실종자 안전이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비대면 방식일 경우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해야만 112 처리 시스템을 종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 조직의 신뢰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하게 보여준다. 경찰 내 신뢰의 벽이 무너지다…장윤기 사건 수사팀장 긴급체포의 의미 등 여러 적폐 사건들이 연이어 적발되면서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제주 실종 사건은 그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들 우려가 크다. 경찰청이 단순한 행정적 조치를 넘어 조직 문화의 근본적인 개선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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