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5 min read

약물 든 음료 건넨 사실은 인정... 모텔 연쇄살인 첫 재판서 '고의성' 놓고 격돌

약물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김소영이 9일 첫 재판에 출석해 살인의 고의를 전면 부인했다. 유족들은 사형 탄원서 94부를 제출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김서연기자
공유

"약물은 담은 음료 건넨 사실은 인정"... 모텔 살인 피고인 고의성 부인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모텔 약물 연쇄살인' 사건이 9일 오후 서울북부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사건의 피의자 김소영(20)은 법정에서 죽일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사건의 핵심인 '살인 고의성'을 두고 유족과 전면으로 충돌했다.

인정과 부인 사이의 줄타기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음료를 마시고 잠들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 상해나 사망 결과를 예견하지 못했다"며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나 살인 및 특수상해 고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즉, 약물을 탄 음료를 건넨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치명적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는 논리다.

김소영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남성 3명에게 약물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해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추가 피해자 3명이 더 확인되면서 전체 피해자는 총 6명으로 늘어난 상태다.

유족의 분노, "계획적 범죄"라고 외치다

유족들의 반발은 격렬했다. 재판을 앞두고 피해자 유족들은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 94부를 법원에 제출하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A씨의 유족은 재판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김소영은 자택에서 팔꿈치로 최소 50알이 넘는 알약을 빻아서 숙취해소제에 넣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주시길 재판부에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피해자 친형 역시 "피고인이 구치소 안에서도 외부인과 태연히 편지를 주고받으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치 반성하는 척 하면서도 실제로는 무관심하다는 호소였다.

재판부의 고민: 고의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으로 '고의' 여부를 지목했다. 오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약물을 타서 먹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특수상해와 살인에 대한 고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결국 고의 입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욱 복잡한 것은, 초기 범행과 나중 범행이 다르게 기소되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짧은 기간 동안 3건이 이어졌고 앞선 범행은 특수상해, 이후 두 건은 살인으로 기소돼 있다"며 "범행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가 중요한데" 이를 증명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다음 진전은 5월 7일

법원은 내달 7일 다음 공판기일을 열고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법정 싸움이 시작된다. 약물의 양, 범행의 계획성, 피고인의 심리 상태—모든 것이 쟁점이 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이 단순한 '법적 해석'의 문제를 넘어 한 생명의 무게, 그리고 그 죽음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물음표로 남겨놓았다는 점이다.

기자 서명: 김서연

loading...

💡

통찰 훈련소

0/7 완료

기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loading...

관련 기사

범죄 청소년에겐 처벌보다 손을 내밀어야 할 때

범죄 청소년에겐 처벌보다 손을 내밀어야 할 때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령 기준 낮추기보다 보호체계와 교화 시스템 강화가 근본 해결책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제기준 역행과 재범률 상승의 우려를 제기합니다.

7 min 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