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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부활하는 '석유 최고가격제', 과연 서민 부담 덜어줄 묘수일까

2000원에 육박한 기름값에 정부가 30년간 잠자던 '석유 최고가격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과연 이 정책이 고유가 시대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까.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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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부활하는 '석유 최고가격제', 과연 서민 부담 덜어줄 묘수일까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하는 기름값 앞에서 정부가 드디어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30년간 사문화됐던 '석유 최고가격제'다. 과연 이 정책이 고유가 시대 서민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줄 수 있을까?

잠자던 정책 도구의 부활

석유 최고가격제는 말 그대로 석유 제품의 최고 판매 가격을 정부가 규제하는 제도다. 1990년대 이후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사실상 폐기됐던 이 제도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이라는 이중고가 서민들의 생계를 직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유가 억제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정부의 고민 깊이를 보여준다. 가격 통제라는 '시장 개입'을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내부 논의가 있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다.

시장 논리 vs 서민 보호, 어디에 방점을 찍을까

가격 통제 정책의 딜레마는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유업계의 반발과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서민들에게 기름값은 단순한 '시장 가격'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필수재다. 출퇴근, 생계형 운송업, 난방비까지 모든 것이 유가에 연동돼 있는 상황에서 '시장 논리'만을 고집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정책 성공의 핵심은 '섬세함'에 있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성공하려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고려돼야 한다고 본다:

  • 적정 가격 수준 설정: 너무 낮으면 공급 부족, 너무 높으면 정책 효과 미미
  • 업계와의 소통: 정유업계의 수익성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 한시적 운영: 영구적 가격 통제는 시장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
  • 대안 정책과의 조합: 유류세 인하, 교통비 지원 등과의 정책 믹스

30년 전과는 다른 경제 환경

1990년대와 달리 현재는 글로벌 공급망, 탄소중립 정책, 전기차 확산 등 에너지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 최고가격제는 단순한 '가격 억제'를 넘어 에너지 전환 과도기의 사회적 충격 완화 역할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필자는 이번 석유 최고가격제 검토가 단순한 '선거용 포퓰리즘'이 아니라, 진정한 서민 보호 정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시장에 미칠 부작용까지 치밀하게 계산한 '스마트한 개입'이어야 할 것이다.

30년 만에 다시 꺼낸 이 정책 카드가 과연 서민들의 '진짜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그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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