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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류세 인하 확대에도…주유소 기름값 결국 2000원 돌파

27일부터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휘발유·경유 모두 2000원 시대 진입 전망.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이 주요 원인.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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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유류세 인하 확대에도…주유소 기름값 결국 2000원 돌파

27일부터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주유소 판매가 2000원 시대 진입

정부가 27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에 적용하는 '2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했다. 필자가 볼 때 이번 조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국민들의 부담은 여전히 만만치 않을 것 같다.

26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차 최고가격 지정안을 보면 ℓ당 최고가격은 보통 휘발유 1934원, 자동차용 경유 1923원, 실내 등유 1530원이다. 최고가격이 적용되는 3개 유종 모두 1차 최고가격(ℓ당 휘발유 1724원·경유 1713원·등유 1320원)보다 210원씩 올랐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주유소 판매가격이 얼마가 될지 예상하기 쉽지 않으나 1차 최고가격제 경험상 최종 소비자 가격은 2000원대 초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우리가 우려했던 2000원 시대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정부, 유류세 인하 확대로 민생 부담 완화 노력

정부가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휘발유, 경유의 유류세를 각각 7%, 10% 인하하고 있는데 인하 폭을 27일부터 15%, 25%로 각각 확대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감소하고,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특히 경유의 인하 폭이 더 큰 것에 주목해야 한다. 구 부총리는 "경유는 산업·물류·서민 생계에 가장 필수적인 연료"라고 경유 유류세를 더 많이 인하하는 배경을 설명하고서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유가·전쟁 상황을 봐서 추가로 (인하)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동전쟁의 그림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실상

지금의 기름값 급등 배경에는 중동전쟁이 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 ~ 3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급소로, 페르시아만 주변 지역의 중동의 핵심 산유국들이 뽑아낸 석유와 천연가스가 전 세계로 나가는 사실상 가장 중요한 뱃길이다.

특히 한국은 중동에서 원유의 70.7%를 수입할 정도로 중동 의존도가 높아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짙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원유 중 한국 수입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중국(38%), 인도(15%)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취약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정부 대응, 과연 충분할까?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 전과 비교하면 주유소 판매가 기준으로 휘발유는 약 200원, 경유와 등유는 약 500원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자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정부는 이번 석유 최고가격 산정 과정에서 화물차 운전자와 농어민, 난방 취약계층이 주로 사용하는 경유와 등유에 정책적 배려를 집중했다. 아울러 어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이번 2차 최고가격 대상 유종에 선박용 경유를 추가했다. 이런 세심한 배려는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중동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정부가 유류세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가 유류세를 더 인하할 한도가 좀 남아 있다"며 "(중동) 상황이 악화하면 추가로 국제유가, 전쟁 상황을 봐가면서 (유류세 추가 인하를) 해나갈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 실질적 부담은 여전히 무거워

하지만 주유소가 공급 가격보다 평균적으로 100원가량 올려 판매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유소 판매가는 2000원대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국민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클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국제 정세라는 변수 앞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다만 정부는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정유사나 주유소의 담합, 사재기 등 시장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부분만큼은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함께 국민 개개인의 에너지 절약 노력이 아닐까.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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