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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유가 급락, 미국 휘발유값도 내림세 기대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발표로 국제유가가 10% 이상 급락했으며, 미국 휘발유 가격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 가격 반영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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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긴장 끝에 '에너지 동맥' 다시 열리다

중동 하늘에 몰려있던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있다. 이란의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17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상선의 통행이 남은 휴전 기간 동안 완전히 개방된다고 밝혔고, 이 발표 직후 유가는 하루 기준 최대 11%까지 급락했다.

이것은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다. 전날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던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9% 이상 급락했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11% 넘게 하락 마감했다. 세계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주는 수치다.

근심 많던 '에너지 병목'의 갑작스러운 개방

호르무즈 해협은 전 지구 석유 교역량의 21%가 통과하는 절대 중요한 통로다. 이란이 17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상업 통행에 완전히 개방한다고 선언하면서 국제유가가 9% 이상 급락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이 해협이 봉쇄되어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계속 올려놨다.

그때였다. 이란 외무장관의 발표가 나오자 시장의 심리가 확 바뀌었다. 물류 동맥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안도감이 시장에 즉각 반영된 결과다.

미국 휘발유값도 내림세 기대…하지만 시간이 필요

문제는 국제유가 하락이 바로 소비자 주머니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유 도입과 판매 사이의 시차 때문인데, 현재 국내 정유사들이 보유한 원유 재고는 국제 유가가 고점에 달했을 때 매입한 물량이며, 해당 고가 재고가 전량 소진되는 다음 달까지는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오히려 상승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EIA는 원유 가격 하락에 따라 휘발유 소매 가격도 내년에 갤런당 평균 2.90달러 미만으로 올해보다 약 20센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희소식이지만 즉시는 아니라는 의미다.

불안정한 평화, 완전한 개방까지 갈 길 멀다

흥미롭게도 이 발표 직전에는 정보 유출 의혹까지 불거졌다. 투자자들은 개방 발표 직전 오후 12시 24분에서 12시 25분 사이에 브렌트유 선물 총 7990계약을 매도했으며, 이 거래의 가치는 약 7억6000만달러(약 1조1155억원)에 이른다. 이후 20분 뒤인 오후 12시 45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밝혔다.

현실은 기대만큼 장미빛이 아닐 수 있다. 이란이 해협 개방을 발표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봉쇄를 선언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재봉쇄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에너지 시장의 안도감이 더 깊어지려면 휴전이 완전한 종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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