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 '붉은사막' 메타크리틱 78점에 주가 42% 폭락...기대작의 아쉬운 성적표
7년 개발 끝에 출시된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이 메타크리틱 78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에 못 미치자 주가가 연이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7년 기대작 '붉은사막', 메타크리틱 78점으로 시장 실망
미국 게임 비평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19일 오전 7시 공개된 붉은사막 평점은 100점 만점에 78점으로 집계됐다. 펄어비스가 2018년 하반기부터 개발에 착수해 약 8년 간 공들인 프로젝트였지만, 시장에서 예상했던 80점대 중후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호불호 극명하게 갈린 평가
붉은사막의 최고 점수는 100점, 최저 점수는 45점으로 평가가 크게 엇갈렸다. Gamers Heroes는 100점을 매기며 "다크소울은 오랫동안 게이머의 실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여겨져 왔지만, 그 기준은 이제 붉은사막으로 바뀌었다"고 극찬했고, 포브스는 95점을 주며 "붉은사막이 정말로 그렇게 방대하면서도 완성도 높게 플레이되고, 게임 내내 재미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평했다.
반면 최저점인 45점을 준 매체(Critical Hits)는 "붉은사막은 야심찬 오픈월드 어드벤처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지만, 전체적인 경험은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이야기는 혼란스럽고 캐릭터는 매력 없으며, 미션 역시 전형적인 MMO식 반복 작업처럼 느껴진다. 전투는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깊이가 부족하고 인위적인 난이도 급상승과 반응이 둔한 조작이 문제로 지적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가 폭락, 투자자 실망 매물 쇄도
메타크리틱 점수 공개 직후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곧바로 주식시장으로 이어졌다. 19일 오전 9시25분 현재 펄어비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8550원(28.28%) 내린 4만7050원을 기록하고 있다. 펄어비스 주가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29.88% 급락한 4만600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으며, 20일 오후에도 4만원 선까지 밀리며 약세를 이어갔다.
불과 1월 초에는 3만9900원이었던 펄어비스 주가가 이번 주 월요일(16일)에는 장중 한때 7만1500원까지 올랐다. 불과 3개월새 80%가량 급등한건데요. 하지만 전주 종가 대비 낙폭이 2만4600원(37.39%)에 달한다.
업계의 냉정한 평가
시장에서는 7년 개발 기간과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고려할 때, 더 높은 완성도를 기대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특히 '붉은사막'은 스팀 위시리스트 300만건을 돌파하며 글로벌 기대작으로 꼽혀온 만큼, 평가와 기대 사이의 간극이 더 크게 체감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기존 '검은사막'만으로 회사의 성장를 도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본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 3656억원 가운데 '검은사막' 매출은 약 2604억원으로 추정된다. 전체의 71.2% 수준으로 비중이 크다. '붉은사막'이 실적 반전과 기업가치 재평가를 동시에 짊어진 배경이다.
그래픽은 극찬, 조작감과 스토리는 아쉬움
해외 매체들은 비주얼과 방대한 오픈월드, 다양한 탐험 요소들을 '붉은사막'의 장점으로 꼽았다. 전투 시스템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해외 MMORPG.com에 따르면 "복잡하지만 배우면 큰 보람이 있다"며 "지금까지 경험한 오픈 월드 게임 중 가장 훌륭한 전투 시스템"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혹평을 받은 포인트는 스토리와 서사 전달 방식이다. 한국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지목되는 스토리텔링 부족이 '붉은 사막'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공통적으로 조작감 측면에서 굉장한 혹평이 나오고 있다.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wasd를 누르면 바로바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최소 두 박자는 늦게 반응해서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거 자체가 힘들다는 반응.
그래도 희망은 있다
다만 78점이 곧바로 흥행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메타크리틱 분류상 '대체로 호평' 구간이다. 이날 오전 7시 출시된 '붉은사막'은 약 2시간 만에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3만9000여 명을 기록했다.
"검은신화: 오공"은 출시 3일 만에 1,000만장 판매를 돌파하며 전 세계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고, 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역시 출시 후 약 3개월 시점 500만 플레이어를 기록하며 꾸준한 흥행세를 보였다. 두 게임 모두 메타크리틱에서 76점을 얻었던 게임이다. 결국 70점대 중반의 비평 점수는 대중적 흥행을 가로막는 절대적 장벽이 아니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김정태 교수는 향후 흥행 가능성에 대해 "초기 반응이 좋지 않더라도 이른바 '역주행'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펄어비스는 저력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뚝심을 믿어보고 싶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기반 콘텐츠 기술 발전으로 개발 주기가 짧아지면서 경쟁작이 얼마나 빠르게 등장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라며 "라이브 서비스에서 운영진이 얼마나 진심을 보여주느냐, 그리고 기존 '검은사막' 팬과 국내외 이용자들이 얼마나 운영 방향에 호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출시 이후 2~3개월 정도면 윤곽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7년이라는 긴 개발 기간과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만큼, 펄어비스로서는 아쉬운 출발이다.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초기 평가보다 실제 이용자들의 장기적인 반응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으로 2-3개월간의 운영과 개선 노력이 '붉은사막'의 진정한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기자: 추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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