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부활한 석유 최고가격제, 이제 실제로 기름값이 내려갔다
석유 최고가격제 첫 주를 마감하며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큰 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요?
29년 만에 부활한 석유 최고가격제, 이제 실제로 기름값이 내려갔다
필자는 솔직히 말해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가 정말로 효과가 있을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이제 첫 주를 마감한 시점에서 보니, 실제로 기름값이 내려갔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드디어 내려간 기름값, 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일까?
3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리터당 72.3원 내린 1829.3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96.5원 하락한 1828.0원으로, 휘발유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필자의 솔직한 감상? 반가우면서도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여전히 리터당 1800원대 후반이니 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닐까? 서울 휘발유 가격이 전주보다 85.4원 내린 1865.4원으로 가장 높았다니 말이다.
정부의 29년 만의 각오, 과연 그 배경은?
중동 상황으로 인한 국내 석유가격 급등세를 진화함으로써 국민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의 이런 판단이 과연 맞을까? 필자가 보기에는 적절한 시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브렌트유는 114달러까지 치솟았고, 물가 상승과 생산 비용 증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 정부는 긴급 에너지 수급 점검 회의를 소집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최고가격제의 실제 작동 원리
1차 최고가격은 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이는 3월 11일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격에 비해 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이 저렴한 수치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최고가격은 정유사의 주유소 및 대리점 등에 대한 공급가격을 기준으로 하며, 주유소 판매가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점이다. 즉,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에만 상한선을 둔 것이지, 주유소가 소비자에게 파는 최종 가격까지 통제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경기 의정부시의 한 시민은 "하루 만에 기름값이 200원이나 내려가 만땅으로 채웠다"고 반겼고, 대전의 직장인 나모(33) 씨는 "고속로 주유소 휘발유가 1,800원대에서 1,700원대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이런 반응을 보면 정책의 효과가 실제로 체감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일선 주유소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울산의 한 주유소 업주는 "앞서 높은 가격에 받아놓은 기름으로 장사해야 하는 처지라 당장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며 "정유사 직영 주유소가 즉시 인하하면 자영 주유소도 재고 손실을 감수하며 따라갈 수밖에 없겠지만, 3~4일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의 관점: 정책의 한계와 가능성
필자는 이번 석유 최고가격제가 완전한 해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동발 유가 급등이라는 비상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최소한의 가격 안정화를 시도한 것은 옳은 일이라고 본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자영업자, 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 에너지바우처 등을 활용한 지원 방안도 관계부처와 함께 지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했는데, 이런 지원책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결국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국제 정세의 안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3월 27일에는 국내외 유가 상황 등을 반영하여 최고가격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 가격은 3월 13일부터 3월 26일까지 2주 간 적용된다. 정부의 이런 2주 단위 조정 시스템이 앞으로 얼마나 유연하게 작동할지, 그리고 정말로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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