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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경쟁 앞에 사라진 숙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강경파 승리'가 되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숙의를 주장했지만, 김민석 국무총리가 전격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정부 입장으로 확정했습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경쟁이 형사사법제도까지 좌우하게 됐습니다.

류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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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경쟁에 잠식된 '국가 형사사법'…보완수사권 숙의는 사라지고

정치가 형사사법제도를 집어삼키는 모양새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5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의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엿새 전만 해도 이야기는 달랐거든요.

대통령과 총리, 의견이 엇갈리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가 숙의를 거쳐 존폐를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갑자기 총리가 폐지를 확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국회의 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꾸준히 밝혔고, 불과 엿새 전엔 "예외적 경우까지 봉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런데 총리가 어느 날 갑자기 폐지를 못박아버렸죠. 대통령과 총리 발언 간 존재하는 분명한 차이가 혼란스럽습니다.

숨은 진짜 주인공은 당권 경쟁?

당권 경쟁의 파고가 형사사법 체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여당 대표를 뽑는 8월 전당대회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표심을 좌우할 여당 강성 지지층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당대표를 노리는 김 총리가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는 해석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이 모든 일이 정청래 전 대표의 강경 발언 직후에 터졌다는 점입니다. 김 총리 회견은 시작 3시간을 앞두고 갑자기 공지됐습니다. 정 전 대표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지금 당장"이라고 페이스북에 쓴 직후였습니다.

당권주자들의 '당원 표심 경쟁'

  • 정청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주장
  • 김민석: 정청래에 대응하며 "폐지 최종 입장" 공식화
  • 송영길: 보완수사요구권 절충론 제시

정부안은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김 총리가 발표한 담화문 내용은 검찰개혁추진단이 마련해 오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보완수사권 등 검찰개혁의 쟁점을 정치권에 일임한 것으로 읽힙니다.

정부가 수개월에 걸쳐 준비한 검찰개혁추진단의 논의는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어버렸습니다. 김 총리가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입법은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그간 숙의는 무엇이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차장검사는 "추진단에서 했던 그 많은 논의와 공청회는 다 무엇이란 말인지 의문"이라고 되물었습니다.

법조계의 우려는 외면당했다

지지율 하락, 보완수사권 논란… 이 대통령, 모두 당 지도부 문제로 돌렸다 기사에서도 다뤘듯이, 이 대통령은 지지율 급락의 원인을 당 지도부의 정치화로 지적했는데, 이제 그 정치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 펼쳐진 것입니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 범죄 피해자의 억울함을 해소할 기회나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진 상황에서 보완수사권은 경찰 수사의 오류 가능성을 견제하고 국민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권 경쟁, 결국 형사사법을 잠식하다

6·3 지방선거 이후 8월 17일 전당대회가 예정되자 정 전 대표는 여러 차례 보완수사권 폐지를 외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고, 친명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 총리도 맞대응을 위해 보완수사권 폐지 입장을 내놨습니다. 당권경쟁에 보완수사권이 밀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형사사법제도나 국민 권리보다 당권 경쟁을 더 우선시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 아닐까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 이견은 없습니다. 문제는 숙의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법조계의 우려, 정부의 신중론, 피해자 인권 보호라는 소중한 가치들이 당원 표심 경쟁의 제물이 되고 있습니다. 8월 전당대회까지 남은 시간, 이 문제가 정말 국가 형사사법의 미래를 위해 논의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기사 작성 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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