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이력 공개, 명의(名醫)를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까?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입은 국회의원이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 공개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환자의 알 권리와 의료계의 우려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슷한 상황이 있었나?
선례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면 이번 결과도 예측할 수 있어요
명의의 과거를 살펴볼 권리, 환자가 가져야 할까?
'명의'를 찾는 것이 마치 보물 찾기처럼 어려웠던 시대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의료사고 이력공개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 발의를 추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 의원의 제안은 간단하지만 강력합니다. 환자가 진료나 수술을 받기 전 담당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 정보를 확인해 정보 비대칭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병원 광고와 의사 프로필은 검색 한 번에 나오지만, 정작 중요한 의료사고 이력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거의 불가능했던 현실을 개선하겠다는 뜻이죠.
개인의 경험에서 나온 간절함
이 의원의 주장에 무게를 더하는 것은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15세 때 척추측만증 수술 중 발생한 의료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으며, 집도의가 사고 직전 다른 환자의 동맥을 손상시켰던 사실을 사고 후에야 알게 된 의료사고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이 의원은 모든 의료사고를 공개하자는 것이 아니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중과실' 사례만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5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금고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1심 기준)을 받은 사례는 연간 13건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환자 vs 의료계, 팽팽한 줄다리기
그런데 의료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큰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기피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의료사고와 민·형사 판결을 별도의 전문직 심사 없이 곧바로 의사 개인의 공개이력으로 전환하면 고위험 진료 회피와 필수의료 이탈, 환자안전 보고 위축 등 새로운 위험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반면 환자단체는 환자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해당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의료는 '성역'이 아니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 내에서도 시각이 갈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진료 과정에서의 성범죄나 고의적 의료범죄(확정판결)에 대해선 공개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소희 의원은 "의료는 성역이 아니다. 장애 경험을 조롱하거나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공개 범위와 의료인 권리 보호 방안에 대해 근거와 대안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이 논쟁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환자의 생명을 맡기는 결정은 중요하고, 동시에 의료인의 정당한 활동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관련해서 의료사고 설명의무와 책임보험 제도 의무화도 시행이 앞두고 있으므로, 이러한 제도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의료인, 환자단체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때까지, 이 '명의 평가' 논쟁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자: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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