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의장 '최악의 상황이면 노사 모두 설 자리 잃는다'…삼성 파업 21일 임박
삼성전자 노조가 5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신제윤 이사회 의장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우려하며 대화를 촉구했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 69.3%가 파업을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위기의 삼성전자, '대화의 길'을 잃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노조의 5월 총파업 예고와 관련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고객의 신뢰 상실, 주주 및 투자자 손실 등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필자가 보기에, 이 경고는 단순한 경영진의 우려를 넘어 우리 경제 전체가 절벽 앞에 서 있다는 신호다.
수개월 협상 결렬, '대화'가 사라진 것 같다
사측이 영업이익의 13% 수준, 1인당 약 5억 3000만원 정도를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매년 15%씩 지급을 명문화해야 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5%포인트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신제윤 의장은 "국가 기반 산업인 반도체 사업은 타이밍과 고객 신뢰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개발 및 생산 차질, 납기 미준수 등이 발생할 경우 근본적인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로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우려하는 지점이다. 임금 문제는 둘이 풀 수 있지만, 신뢰를 잃으면 세상이 할 수 없다.
국민 10명 중 7명이 고개를 돌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파업 계획에 대해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노조를 응원해주던 시민의 목소리조차 현재의 파업 방식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신제윤 의장은 "지금은 회사가 직면한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며 "지금의 갈등이 앞으로 더욱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혼란 속에 드러나는 노조의 내분
흥미로운 것은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과반 노조 자리를 꿰찬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임직원 중심의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했으나 동행노조가 지난 4일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결정했다는 점이다. 반도체 부문 중심의 성과급 요구에 가전과 스마트폰 부문이 반발하면서, 노조 내부 분열까지 가시화되고 있다.
필자의 생각: 지금은 '정략'이 아닌 '정략'의 시간
필자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존중한다. 하지만 경제 위기의 시대에는 그 권리를 행사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노조의 예고대로 18일에 걸쳐 파업을 하면 약 3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개인의 이익을 넘어 우리 모두의 미래를 걸고 있는 것 아닌가.
반도체 산업이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초래할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 노사가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왜냐하면 21일 이후, 누구도 그 손실을 고스란히 짊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기자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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