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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외곽으로 밀려난 서울 아파트 거래, 중저가 열풍의 진짜 의미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위권이 강남에서 외곽으로 이동하는 급진전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와 전세 시장 불안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는 현상의 배경과 영향을 분석해본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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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단지가 사라진 서울 아파트 시장, 무엇이 달라졌나

서울 아파트 시장의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올해 1월~2월 20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분양권 포함) 상위 10곳 중 9곳이 외곽 자치구 단지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거래량 상위 10곳 중 6곳이 송파구 대단지였고, 강동구는 2곳, 관악·서초 각 1곳이었지만 올해는 강남권 단지가 자취를 감췄다.

시장의 분위기 변화는 더욱 극적하다. 파크리오(6864가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 올림픽선수기자촌(5540가구) 등 5000가구 이상 초대형 단지들도 올 들어 거래량이 10건대에 그치며 상위권에서 밀려난 모습이다. 롯데월드 인근의 거대 단지들마저 거래량이 급락하는 것을 보면, 이것은 단순한 선호도 변화가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의 전환을 의미한다.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중저가 지역

필자는 이 현상의 핵심을 '현실적 선택'이라고 본다. 대출규제 이후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로 무주택 실수요가 집중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위권 지형이 강남권에서 외곽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정부의 규제 정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5억 초과 25억 이하 아파트는 4억, 25억 초과 아파트는 2억으로 대출한도를 축소한 10·15 대책으로 고가주택 진입장벽이 높아진 데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갈아타기 장세였던 시장 흐름이 한풀 꺾이고, 대출한도가 6억원인 15억 이하 주택으로 실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한걸음 물러서서 보면, 이는 투기꾼들의 퇴장과 진정한 주거 수요자의 등장을 의미한다. 전월세 시장에 머물던 수요자들의 매매 전환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임차 부담이 커지자 일정 수준의 자기자금을 확보한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고, 특히 10억~15억원 안팎 가격대의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가 대출과 자기자금의 조합이 가능한 '현실적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

외곽 지역의 부상, 지역 주민들에겐 어떤 의미인가

최근 2개월간(2월1일~4월3일 기준)의 서울 자치구별 누적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노원구가 13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북구(633건), 강서구(606건), 구로구(594건) 등이 뒤를 이었으며, 은평구(534건), 영등포구(486건), 송파구(437건), 강동구(432건), 양천구(406건), 동대문구(394건) 등도 거래 흐름이 양호했다.

이러한 변화가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긍정적으로는 외곽 지역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경기 광명·구리시와 서울 성북·구로구 등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유지하며 '갭 메우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매물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북구 매물 감소율이 서울 평균의 8배에 달하며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 축소가 두드러지는 모습이고, 강북구 내 아파트 매물은 1129건으로 15일 전(1233건)과 비교해 8.5% 줄었으며,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이 7만6369건으로 같은 기간 1.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율이 8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결국은 '공급 부족'의 신호

필자는 이 현상을 단순한 가격대 이동이 아닌, 서울 주택 시장의 뿌리 깊은 문제를 드러내는 신호로 본다. 강력한 수요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외곽지부터 매물이 마르고 있는 것은 결국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 불안이 규제 효과를 압도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서울 전체 시장이 당분간 소강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외곽은 가구 분화와 결혼 증가에 따른 실수요가 유입되며 매매 매물 감소뿐 아니라 전·월세 물량도 줄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우리는 이제 단순히 '아파트값이 올랐다' '내려갔다'라는 뉴스 이상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노원, 강북, 구로, 양천 같은 외곽 지역에 사는 주민들, 혹은 여기로 이사를 계획 중인 사람들이 느껴야 할 것은, 자신의 지역이 선택받고 있다는 자부심과 동시에, 앞으로의 거주 환경이 급속도로 변할 수 있다는 불안감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일 것이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돌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매물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전·월세 시장의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면? 진정한 '주거 복지'를 위해서는 규제만이 아닌 공급 정책과의 균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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