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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거래 1위 동네도 '매물 가뭄'…아파트값 급등에 무너진 대체재 시장

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자 그간 대체재로 각광받던 빌라 시장까지 매물 품귀 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세·월세 구분 없이 매물이 사라지면서 임대료까지 급등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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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문턱 높아지니 빌라도 '귀한 몸'…서울 전역 매물 가뭄 심화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전세 물건마저 턱없이 부족해진 데다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실수요자들이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연립·다세대 주택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수요 이동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지금 그 빌라 시장도 매물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올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매매 거래금액이 5조원에 육박하며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겉으로는 활황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스러운 신호가 가득하다.

아파트 본거지 공동화…빌라도 동맥경화

올해 1∼6월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는 7만31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늘었지만, 이 가운데 월세는 4만5874건으로 11.9% 증가한 반면 전세는 2만7318건으로 3.1%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사라지는 모습이 아파트에서 빌라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매물이 사라지면서 가격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서울 연립·다세대 전월세통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65%, 전월보다 0.73%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의 '풍선효과'가 빌라까지 도달한 것이다.

거래 구조 재편…월세 시대 본격화

눈여겨볼 점은 거래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세 비중은 2024년 53.2%에서 지난해 59.3%, 올해 62.7%로 2년 연속 상승했다. 전통적인 전세 시장이 월세로 급속도로 재편되는 중이다. 이는 집주인들이 전세 리스크를 피하고 월세로 전환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월세화 속도가 빠른 편이고 빌라와 오피스텔의 착공·준공 감소가 임대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이 줄면서 구축 빌라가 월세로 급속 전환되는 악순환이 본격화한 것이다.

서울 전역에 퍼진 매물 실종

이전 기사에서 다룬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둔화 현상이 표면적 안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규제 지역이 확대되면서 거래량이 줄고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났으며, 대책 발표 한 달 만에 서울 아파트 매물은 15% 이상 감소해 약 7만 건대로 줄어든 것이다.

아파트 시장의 공급 부족이 서울 부동산 난국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빌라까지 미치면서 서울의 모든 주거 시장에 '매물 가뭄'이라는 악몽이 시작되고 있다.

지역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

이 현상이 서울 주민들의 삶과 주택 선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먼저 월세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아현동의 경우 전용 53∼58㎡, 준공 37∼46년 된 구축 빌라 3건이 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월세 90만∼1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과거 전세 시대의 생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두 번째로 주거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된다. 아파트는 비싸고, 빌라마저 매물이 없어지면 결국 고급 월세나 높은 전세가에 눌려야 한다. 특히 마포구는 물론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다고 여겨졌던 은평구 등 서울 서부권에서도 매물 품귀와 임대료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는 것은 서울 전역의 주거 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로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성이 위협받는다. 주택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수록 주거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으며, 정부의 비아파트 공급 확대 정책이 시장 안정화라는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아파트 전·월세 수요를 온전히 흡수할 수 있도록 실수요자의 선호도에 맞춘 양질의 주택 공급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빌라 시장의 매물 가뭄은 단순한 부동산 뉴스를 넘어 도시의 주거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다. 아파트값이 뛰어오를수록 그 여파가 빌라, 오피스텔 등 모든 주거 시장으로 퍼져나가는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서울의 평범한 시민들이 감당할 수 있는 집이 점점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자: 한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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