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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나스닥 대성공, 하지만 한국 개미 투자자는 왜 웃지 못할까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상장 첫날 13% 급등하며 40조원 규모의 역대급 공모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는 강보합을 나타내며, K-개미 투자자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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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나스닥 대성공 뒤의 쓸쓸한 현실

SK하이닉스가 현지시간 10일 미국 뉴욕의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념 '오프닝벨' 행사를 열고, 나스닥 시장에서 공식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화려한 데뷔였습니다. 주당 149달러였던 공모가보다 14% 높은 170달러에 거래가 시작됐다가 12.76% 오른 168.01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습니다.

ADR 공모액은 총 265억 700만 달러, 약 40조 원으로 알리바바를 넘어 역대 최대 공모액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월스트리트도 환호했습니다. 주관사인 JP모건은 상장 전날 밤 뉴욕 맨해튼 소재 '270 파크 애비뉴' 본사 건물 외벽에 태극기를 형상화한 초대형 조명을 밝히며 SK하이닉스의 증시 입성을 축하했습니다.

K-개미는 소외됐다

그런데 국내 시장의 반응은 색달랐습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강보합세를 나타냈으며, 장 초반 고가는 230만5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필자는 이 대조가 흥미롭고 또 슬프다고 본다. 나스닥에서는 16% 프리미엄을 받았건만, 한국 투자자들은 그 이득을 함께 누릴 수 없었다. 나스닥 시장 종가를 원화로 환산하면 보통주 1주당 약 252만8000원 수준으로 전날 코스피 시장의 SK하이닉스 종가(218만원)보다 약 16% 높습니다. 같은 회사의 주식인데, 미국에서 산 사람과 한국에서 산 사람의 수익은 완전히 달랐다는 뜻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오랜 숙제

그간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을 괴롭혀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단숨에 떨쳐내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진정한 기업 가치를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역설적으로 한국 개미 투자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스닥에서만 SK하이닉스를 제값에 사고팔 수 있다는 게 정말 맞는가?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국내 자본시장의 성숙도 문제를 드러낸다. 기관투자자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수 있고, S&P 500이나 나스닥 100 지수 편입 가능성도 열린다는 점이 미국 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한국 투자자는 왜 이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가.

미국 집중의 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SK하이닉스 미국 상장의 이점으로 스톡옵션 등을 통한 인재 채용과 글로벌 투자자 확보 등을 꼽고, 파이를 쪼개 한국 주식시장을 위축시키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 그럴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용수·인력·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질 경우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거대 자금이 조달되면, 다음은 미국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혼합된 신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AI 투자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습니다. 현재의 AI 수준을 4~5살 어린아이로 평가하고, 범용 인공지능에 이르려면 엄청난 학습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그 결과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2030년 이후에도 이어질 거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는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 투자자들도 이를 믿고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다만, 16% 프리미엄이 한국 시장으로 흘러내려올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다.

필자는 이 상황이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되짚어보게 한다고 본다. 국내 우량주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 수익을 국내 투자자가 나눌 수 없다면 정말 우리 모두의 승리일 수 있을까. 이 질문이 맴돈다.


기자명: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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