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장관 '북한 비핵화' 한목소리 냈다...그 뒤에 숨겨진 온도차
한미일 외교장관이 30일 애틀랜타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중국의 서해 강압 행태를 두고 미국과 한국 간 뚜렷한 온도차가 드러났다.
한미일 외교장관 '북한 비핵화' 한목소리 냈다...그 뒤에 숨겨진 온도차
미국 애틀랜타의 한 호텔 회의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주요 20개국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다.
그때였다. 세 나라의 외교장관들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놓고 "한목소리"를 냈다는 뉴스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외교의 세계는 언제나 표면 아래의 미묘한 계산으로 가득하다.
북한 비핵화, 세 나라 "확고한 의지"
미 국무부는 3국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전면적 이행, 특히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수익 창출을 금지하는 결의안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확인이 아니었다.
세 나라는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견고한 대북 억제 태세를 유지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비핵화 목표 실현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세 장관들은 또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삼각공조였다. 그렇다면 왜 외교 전문가들의 눈빛이 예리해졌을까?
미국의 '서해' 카드, 한국의 침묵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온도차가 드러났다. 바로 중국의 서해 문제였다.
루비오 장관은 남중국해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시도와 동중국해·서해에서의 강압적 행태,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의 목소리는 명확했다.
그런데 이것이 처음이었다. 올해 네 차례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와중에 미국 국무부가 중국의 '서해에서의 강압적 행태'를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여기서 극적인 전환이 일어났다. 한국 외교부 발표에는 중국이나 서해에 대한 직접 언급 없이, 3국 장관이 '현상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포함한 정세 평가를 공유했다고만 적혔다.
한국이 침묵한 것이다. 아무도 언급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했다.
서해의 회색지대: 중국 구조물과 한중 관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서해의 현장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중국이 서해 한중 잠정조치수역(PMZ)에 설치한 구조물 3기 중 1기를 철수했지만 2기는 남아 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도 필요하면 인공물 건설까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 전략적 대응을 준비 중이었다.
이것이 외교의 딜레마다. 미국과의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 한국의 입장. 표면적으로는 삼각공조를 유지하되, 실제로는 한중 간 해양 갈등을 스스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협력의 확장: 북극·태평양 파트너십
하지만 이 모든 미묘한 온도차 속에서도 한미일은 실질적 협력을 이어갔다. 3국은 북극 해양 협력을 위한 '한미일 북극·태평양 파트너십'(TAPP) 협력각서(MOC)에도 서명했다. 북극·태평양 협력이 신동방정책이 되는 이유라는 더 큰 그림 속에서 이 회의는 진행되고 있었다.
외교는 종종 이런 식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한목소리"와 회담실 밖의 정교한 계산이 공존한다. 한미일의 삼각공조는 흔들리지 않았지만, 각국은 자신의 이해관계라는 나침반을 놓치지 않았다. 북한의 비핵화, 중국의 견제, 그리고 각자의 국익. 그것이 30일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외교의 현실이었다.
앞으로의 과제
한국 외교부는 3국 장관이 북한에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억제 태세를 유지하면서 대화와 외교를 통한 비핵화 노력을 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명확한 약속이지만, 그 뒤에는 각국이 자신의 전략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국제 정치의 미묘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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