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선, 과반정당 없이 '승자 없는 선거'…네타냐후 정권 갈림길에 선 이유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진영이 53석으로 과반(61석)을 못 미쳤다. 아랍계 정당이 19석이라는 사상 최대 의석을 확보하면서 향후 연립정부 구성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승자 없는 선거가 남긴 것들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 진영은 53석에 그쳤고,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 61석에 미달했다. 득표 70% 이상이 계산된 현 시점에서 네타냐후 진영 54석, 야당 진영 47석, 아랍계 정당 19석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주목할 점은 그 누구도 명확한 다수파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와 주요 야당 지도자인 가디 에이젠콧 모두 정부 연립을 구성하기에 필요한 의석수에 근접하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이스라엘 정치의 미래가 불확실함을 의미한다.
아랍계 정당의 역사적 부상
이 선거의 진정한 승자는 오히려 예상 밖의 쪽에서 나왔다. 아랍계 정당들이 이스라엘 의회 역사상 최대 규모인 17석을 차지할 예정이다. 아랍계 정당들이 사상 최대의 연합 규모를 달성했다.
이는 단순한 의석수 증가가 아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민들 중 아랍 유권자의 투표율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난 아랍계 시민들의 의사 표현이 이스라엘 정치판을 뒤흔든 것이다.
미로 같은 연립정부 구성 시나리오
지금 이스라엘 정치권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야당 진영의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는 아랍계 정당과의 연정으로 과반을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야당 48석과 아랍계 정당 19석을 합치면 67석이 된다.
하지만 정치는 수학이 아니다. 에이젠콧 연립 진영의 일부 지도자들은 아랍 정당과의 연정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이를 불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 와중에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아랍계 지지로 정부를 구성해서는 안 된다고 명확히 했다. 이는 과반 미달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전히 정권을 주장할 근거다.
냉철한 정치 분석
투표율, 부동층의 결정, 예기치 않은 변수가 균형을 바꿀 수 있으나, 모든 신호는 이 선거의 결과가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서 결정될 것임을 시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네타냐후의 정치 생명은 그를 가장 반대했던 세력—아랍계 정당—의 결정에 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아랍계 정당이 야당과 손을 잡으면 네타냐후는 퇴장을 강요받을 것이다. 반대로 야당 내 강경파가 아랍계와의 연정을 끝내 거부한다면, 네타냐후의 집권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다.
이는 정치의 역설이다. 피할 수 없는 협상이 눈앞에 있고, 그 협상이 이스라엘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개표 과정이 계속되는 지금, 이스라엘은 자신의 정치 시스템이 이런 극단적 교착을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을지 시험받고 있다.
기자명: 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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