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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약 배송 전면확대 앞두고 촉발된 의료 민영화 논쟁, 40개 시민단체 결집

정부의 비대면 약 배송 전면확대 계획에 약 40개 보건의료 시민단체가 환자 안전과 의료 공공성을 우려하며 대거 반발하고 있다. 12월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앞두고 시민단체와 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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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배송 전면화를 둘러싼 의료계의 분열—12월의 결정이 한국 의료에 미칠 파장

무언가 중대한 결정의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올해 12월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하려는 와중에, 비대면 의약품 배송 대상자를 기존의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 수급자, 장애인, 감염병·희귀질환자 등 취약 계층에서 모든 비대면 진료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그때였다. 약 40개 보건의료계 시민사회단체들이 환자 안전과 의료 공공성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플랫폼의 신발끈을 조이는 의료 시스템

반발의 핵심은 명확하다. 시민단체들이 우려하는 것은 단순한 '배송 확대'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의료 구조의 근본적 변화다.

약 배송이 전면 허용되면 의료기관 선택부터 진료, 처방전 발행, 약국 선택, 조제, 약 배송까지 의료 과정 전체가 기업 플랫폼 아래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연합은 카카오택시와 배달플랫폼을 사례로 들며 "단순한 중개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서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받을 수도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의료에 그 논리를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의료는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공공적 영역인 만큼 플랫폼의 영향력이 더욱 큰 문제를 낳을 수 있으며, 임상적 필요보다 플랫폼의 영리적 이해관계가 의료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약사 직능의 선언적 거부

약 배송 전면 확대가 비대면진료 플랫폼 기업의 의료 시장 영향력을 키워 의료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규제 완화 앞서 충분한 검토를 촉구했다.

대한약사회는 더욱 단호하다. 의약품 배송 확대를 전제로 하는 민관 협의체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 "향후 초래될 보건의료 체계의 붕괴와 국민 건강 위협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양 부처에 있다"고 경고했다.

배송의 실질적 문제들

시민단체들이 지적하는 우려사항은 추상적이지 않다. 지역 의료 공백 심화, 과다 진료 및 의약품 오남용 가능성 등을 지적했고, 약사회는 의약품 오남용 방지와 국민 안전을 위해 배송 범위를 최소한으로 제한해야 하며, 안전성 검증 없는 확대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투 트랙의 다른 길

이 와중에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찬성을, 대한약사회는 관련 논의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며 반발했다. 원산협은 "비대면진료는 환자가 필요한 약을 제때 수령해 복용할 때 완결된다"며 "진료는 비대면으로 허용하면서 약은 약국에 직접 방문해야만 수령할 수 있는 과거의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편의성과 안전성—이 두 가치 사이의 균형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12월 제도화를 앞두고 정부와 약사 직능 간의 갈등이 이미 협상 단계를 넘어선 '벼랑 끝 대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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