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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김용균 유족이 전한 위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반복되는 비극에 가슴 저미는 연대

아리셀 화재 참사와 김용균 유족들이 대전 안전공업 화재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같은 아픔을 나누었습니다. 반복되는 산업재해에 대한 깊은 위로와 연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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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나누는 연대의 손길, 대전 화재 현장에 모인 유족들

23일 7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앞에서 아리셀 피해 유가족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그 모습이 가슴을 저미게 했다.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슬픔의 무게가 그곳에 있었다.

또 다른 참사, 같은 아픔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소재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14명이 사망하고, 중상 25명·경상 35명 등 60명이 부상했다. 이번 화재는 23명이 숨진 2024년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최대 인명피해를 남겼다.

민변 노동위원회는 23일 "2024년 23명의 노동자가 희생된 아리셀 참사에 뒤이어 또다시 반복된 비극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번 참사로 희생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예견된 인재, 반복되는 비극

사망자 10명이 2층 휴게실(1명)과 헬스장(9명)에서 발견됐는데, 이곳은 사측이 무단으로 증축해 사용해온 공간으로 확인됐다.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공간이다보니 비상구 등의 부재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조위원장은 "(사측에)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 등이 축적될 가능성을 지적하며 주기적 점검과 청소 필요성을 제기했다"며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한 경영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중대한 인재"라고 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현장의 증언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안전공업 공장 화재로 희생된 40대 노동자 정모씨는 불이 나자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불이 나 고립된 상황을 알리며 부모에게 대신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불이 났는데 앞이 안 보여서 못 나갈 거 같아. 부모님에게 사랑한다고 전해 줘." 이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 가족에게 하고 싶었던 그 말이, 이렇게 절망적인 순간에 전해져야 했다니.

함께 아파하는 사회

시민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뒤로한 채 이곳을 찾아 추모의 뜻과 마음을 전하고 있는데요. 희생자 가족도 현장을 찾아 조문하기도 했습니다. 대전시는 이날 시청 1층에 마련한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다음달 4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민변 노동위원회는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유가족들이 모여 아픔을 나누고 참사에 대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할 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1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사고 원인과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대전경찰청은 2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검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9기관과 함께 65명이 참석한 가운데 1차 현장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감식에는 유가족 대표 2명도 참관했다.

아리셀 유족들이 대전 안전공업 앞에서 추모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이들의 아픔이 단순히 개별적인 불행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라는 것을.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들의 연대는 우리에게 묻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비극을 반복할 것인가? 이제는 정말로 달라져야 할 때다.

기자 오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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