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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서 태어나 홈스쿨링만 받던 11살, 5개월 '학교 밖'에서 숨져... 4번의 신고와 2번의 탈출 기회를 잃다

천안시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동이 사망한 사건을 추적합니다. 2021년부터 4차례 학대 신고가 들어왔고, 사망 전 2번이나 자력으로 탈출했지만, 경찰과 행정당국의 미흡한 대응으로 비극을 막지 못했습니다.

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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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삶의 전부였던 아이, 5개월 '학교 밖'에서 생을 마감하다

\n이 사건은 단순한 '아동학대 사건'이 아니거든요. A군은 태어난 이후 사망할 때까지 줄곧 이 교회에서 지낸 것입니다. 외부 세계를 경험할 기회 자체가 없었던 거죠.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했던 것으로 조사돼 학교라는 마지막 안전망마저 잃었습니다.

\nA군은 지난 5일 오후 8시 49분께 천안시 한 교회에서 고열과 의식저하 증세를 보여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여 만에 숨졌습니다. 11살 생일을 얼마 남기지 않은 아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습니다.

'4번의 신고'와 '2번의 탈출'... 막을 수 있었던 비극

지금 드러난 사실들을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배군에 대한 학대의심 신고는 2021년과 2024년 등 4차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단 한 번이 아니라 4번이었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왜 아이는 여전히 그 교회에 있었을까요?

"아이가 침대에 묶여 있었다"

목격자들의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상황이 이 정도면 아이를 보호했을 법한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지난달 초 아이는 스스로 교회를 나왔습니다. 생사를 건 탈출이었죠.

첫 번째 기회: 편의점 방문과 멍 자국

배군은 2일 오전 6시 5분쯤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에 있는 교회에서 나와 약 500m 떨어진 편의점을 찾았습니다. 단순한 '물건을 사러 간 것'이 아니었어요.

당시 배군을 본 편의점 직원은 '아이가 밝은 표정으로 먼저 인사했는데 얼굴 왼쪽 위에 시퍼런 멍 자국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명백한 학대의 흔적이었죠. 편의점 직원이 신고했습니다. 첫 번째 기회.

두 번째 기회: 식당에서의 고백

이틀 뒤 아이는 또 다시 교회를 나왔습니다. 식당 관계자가 지난 2일 A군을 데리고 경찰서로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A군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의 직접적인 고백이었습니다. 두 번째 기회.

그 다음은?

경찰은 두 차례 학대 신고를 접수한 뒤 천안시청 등과 함께 교회 현장 조사를 벌였고 A군을 교회에 머물게 하는 한편 B씨와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습니다.

'검토했다'... 이 단어가 전부입니다.

아동은 숨지기 전 스스로 교회에서 나와 시민에게 두 차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경찰과 천안시가 학대의심 신고를 접수하고도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 과거의 신고들은?

배군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2021년에는 교육 방임 의심, 2024년에는 외할머니의 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였습니다. 5년 전부터 신호가 있었습니다. 2024년에도 신고가 들어왔는데, 여전히 아이는 교회에만 있었습니다.

A군과 B씨가 조손 관계인 데다가 따로 생활해온 탓에 B씨에게 접근 금지 등 추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시스템이 쉽게 포기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무엇이 남았나

충남경찰청은 교회에서 생활해온 배모(11)군을 학대하거나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해당 교회 목사 A(60대)씨를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교회에 배군을 맡긴 외할머니에 대해서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법적 책임은 물어지겠지만, 아이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이 사건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어요. 누군가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행정기관이 조사했습니다. 모든 절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호'는 없었습니다.

홈스쿨링 학생,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은 얼마나 촘촘한가요? 신고 후 '분리 조치' 까지 가는 결정 속도는 얼마나 빠른가요? 무엇보다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체계가 있기는 했을까요?

피해 아동은 여러 차례 학대 의심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지자체의 미흡한 보호 조치로 결국 숨져 사회적 비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도의 실패'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추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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