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5% 시대, 미국 경제는 왜 멈추지 않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강한 경제성장 지표 앞에 이 '악재'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금리의 뉴 노멀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국채 금리 5% 시대, 미국 경제는 왜 멈추지 않나
'심리적 저항선'을 넘다
최근 미국의 금융시장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5.22%까지 상승, 2007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시장이 '마의 5%'라고 불러온 심리적 저항선을 결국 넘어버린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닙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연일 돌파하며 고물가·고금리의 새로운 '뉴 노멀' 시대가 열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게다가 미 30년물 국채 금리도 전날 5.501%까지 올라 2004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거의 모든 만기의 국채가 동시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대동맥경화' 현상이 벌어진 것입니다.
고금리도 못 꺾는 경제 열기
여기서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보통 금리가 이토록 올라가면 경제는 식어야 마땅합니다. 차입 비용이 올라가니까요. 그런데 미국 경제는 거꾸로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5.2%를 넘어 지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이 같은 차입비용 상승도 미국의 강한 경제 성장세를 아직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 지표는 무섭다 싶을 정도로 강합니다. 특히 S&P글로벌이 발표한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미국 기업활동이 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기업들의 '실감나는' 경기체감이 얼마나 호황인지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딜레마
미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와 높은 에너지 가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배경이 됐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 시대 도래에 대한 이전 분석처럼, 높은 유가와 강한 경기가 맞닿으면서 물가 불안은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결국 연준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습니다. 최근 발표된 경제활동과 소비자물가 지표도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1년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데, 올린다고 해서 과열된 경제가 꺾일 기미도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연쇄효과의 신호
흥미롭게도 이는 미국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블룸버그의 글로벌 국채 종합 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국채 평균 금리는 4.04%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미국의 높은 금리가 글로벌 금리를 끌어올리는 '도미노 효과'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뉴욕증시의 혼조 마감 현상에서도 보이듯, 고금리 시대는 이제 세계 경제의 새로운 현실이 됐습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평가입니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한 한, 국채 금리는 계속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0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결정이 임박한 지금, 금융시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마치 과열된 엔진처럼 보입니다. 강한 경기와 높은 금리의 조합은 역사적으로 오래가기 어려운 패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현 시점에서 미국 경제는 고금리라는 '의약'이 듣지 않는 듯 보입니다. 이 뜨거운 경제 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리고 어떻게 식을지가 이제 전 세계 금융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기자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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