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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돼도 못 산다…'청포족' 급증 속 청약 가입 한 달 새 10만명 감소

높아지는 분양가와 치열한 당첨 경쟁, 강화된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청포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달 새 10만명이 줄어든 청약 시장의 현실을 들여다봅니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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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돼도 손도 못 댄다…청약이라는 꿈이 사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83만4034명으로, 한 달 전인 5월 말(2593만4673명)보다 10만639명이 줄었다. 이 숫자가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필자는 이 통계에 시대의 슬픈 단면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한때 '로또보다 낫다'던 청약이 이제는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청약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2637만6369명)과 비교하면 무려 54만2335명 감소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감소세가 특별한 사건 때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구조적 문제가 축적되면서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청약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청약 당첨 가능성이 높은 1순위 가입자의 이탈이 두드러졌으며, 지난달 1순위 가입자 수는 1674만2110명으로 전월보다 8만8374명 감소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가장 현실적으로 당첨을 노릴 수 있었던 사람들마저 청약을 포기하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분양가라는 '벽'을 넘을 수 없다

과연 무엇이 사람들을 청약포기족, 즉 '청포족'으로 만들었을까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656만원으로, 1년 전(2874만원)보다 27.2% 올랐다. 1년 만에 거의 30%에 가까운 상승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당첨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18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수억원에 이르는 계약금과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금 여력이 부족한 2030 무주택 청년들에게는 '언감생심'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당첨돼도 못 산다. 이것이 오늘날 청약 시장의 현주소입니다.

대출규제, 청약을 완전히 막아버리다

분양가 상승만 문제가 아닙니다. 가입자 감소의 배경으로는 분양가 상승과 대출 규제, 낮아진 당첨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청년들이 청약통장을 버리는 이유에서도 언급했듯이, 강화된 대출 규제는 마지막 희망의 끈까지 끊어놓았습니다. 현금이 없으면 아예 도전조차 불가능한 구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기대 심리의 상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서울 등 핵심 입지는 로또 청약이라고 불릴 만큼 낮은 당첨 가능성에다 고분양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실수요자들의 커진 자금 부담이 청약통장 이탈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말 속에 청약 시장 붕괴의 핵심이 숨어 있습니다. 당첨 가능성이 낮고, 당첨되어도 계약할 수 없다면—청약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약통장, 유지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제 많은 사람들이 묻기 시작했습니다. "굳이 유지해야 하나?" 가점제 시스템 속에서 평범한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절망감은 정책으로도 쉽게 메울 수 없어 보입니다.

필자는 이 상황을 바라보며 무거운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강남 로또 청약이 현금 부자만의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는 이전 분석과 맞물려, 청약은 이제 '신분제'처럼 작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분양가 안정화와 대출 규제 완화, 그리고 연령대별 쿼터제 도입 같은 제도 개선이 시급합니다. 현금이 넉넉한 사람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사회—이것이 정말 우리가 원하는 모습일까요?

당첨돼도 못 사는 청약. 이제 그것을 바꿀 시간이 아닐까요?


기자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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