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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48억원 선택, 하락장에서 보여주는 책임경영의 신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 3620주(약 48억원)를 매수했다. 반도체주 폭락장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과 책임경영 의지를 동시에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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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의 지갑을 연 순간…고점 대비 55% 폭락장에서의 신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0일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매수했으며, 종가 132만2000원을 기준으로 매입 규모는 약 48억원대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그는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오너가 직접 나서서 자사주를 매수하는 것은 얼마나 드문 일인가. 필자는 이 행동이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

폭락장에서 회장이 던진 신뢰의 신호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5일 298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약 한 달 만에 132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55%의 폭락이다. 이는 개미 투자자들의 손가락을 떨리게 하는 심각한 수준의 조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태원 회장이 취한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 불안이 극심한 상황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고 알려졌다. 더 구체적으로는, 최 회장은 반도체 기업 가치에 대한 믿음과 함께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는 판단에 따라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번 주식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을 두면 우상향한다"

최태원 회장의 확신은 이전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메모리는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한다"며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있는 게 재산 보전에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매수는 그 말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행동이었다.

필자는 이를 흥미롭게 본다. 많은 경영진은 위기 상황에서 말로 '안정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돈으로 직접 증명했다. 이것이 '책임경영'이 아닐까.

50억원의 경계선, 전략적 신호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다. 최 회장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로 인해 매입 금액이 50억원 이상일 경우, 적용되는 '30일 사전 계획 규정' 때문에 이번 매입규모를 47억원 수준으로 제한했다는 점이다. 48억원이라는 규모는 사실 우연이 아니라, 신중하게 계산된 수치였던 것이다.

이는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성공적 상장으로 국제 무대에 진출한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최태원 회장의 매수는 단순히 주가를 받치는 것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전달하는 것이다.

반도체 약세장, 누가 나설 것인가

한국 증시는 요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출렁이고 있다. AI 호황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 등이 얽혀 있다. 이 와중에 오너가 직접 나서 매수하는 것은 명확한 신호다.

필자는 이 행동이 최근 증권가의 SK하이닉스 목표주가 420만원 평가와도 맥락을 같이한다고 본다. 최태원 회장은 전문가의 평가를 신뢰하고, 그 신뢰를 자신의 자산으로 뒷받침한 것이다.

책임경영의 재정의

"책임경영"이라는 말은 오래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경영진이 자신의 자산을 걸고 그 책임을 증명하는가? 최태원 회장의 이번 선택은 말이 아닌 실행으로 책임경영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이 주가를 즉시 반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시장은 더 복잡하고, 변수는 더 많다. 하지만 최소한 이 신호는 분명하다. SK하이닉스의 경영진은 자신들의 회사를 믿고 있으며, 그 믿음을 돈으로 증명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말이다.

기자명: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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