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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줄었는데 교육예산은 왜 자동으로 늘까? 54년 만의 '교육교부금 개편' 논쟁

학령인구가 반토막 나는 동안 교육재정은 30조원 증가한 역설을 두고 정부와 교육계가 충돌했다. 8일 공개토론회에서 확인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 20.79%) 개편 논쟁의 핵심을 짚어본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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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줄었는데, 왜 교육예산만 계속 늘까

1972년 학령인구(6~17세)는 1073만명이었지만 올해 492만명으로 반토막이 났지만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원에서 올해 76조원으로 10년 새 30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것이 바로 8일 정부가 펼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개편 토론회의 핵심이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합해 시·도교육청에 배정하는 예산으로 주로 초·중·고 교육비 재원으로 사용한다. 54년 동안 유지된 이 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예산당국 vs 교육부, 평행선을 달리다

정부 측 입장은 명확했다. 박 장관은 현행법상 내국세의 20.79%를 교육교부금에 배정토록 한 규정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내놓은 비유가 인상적이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교생과 중학생 두 자녀를 둔 부모가 매달 월급의 5분의 1을 초·중·고 교육비 통장에 자동 이체하다가 첫째가 대학에 진학, 중학생은 이제 한 명뿐인데 더 큰 금액을 이체하고 있다"며 "이것이 오늘 토론회의 핵심 주제"라고 강조했다. 세수가 늘어나면 학생 수와 무관하게 자동으로 교부금이 증가하는 현행 구조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는 선을 그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아이들이 줄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식의 경제 논리로 개편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교육을 단순한 지출로만 바라보는 접근은 교육 안전망과 미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은 줄었지만, 교육 수요는 '그럴 리 없다'

필자는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져 본다. 과연 학생 수 감소가 곧 교육재정 수요 감소를 의미할까?

이선호 한국교육개발원 미래교육연구본부장은 "지금의 학교는 교육 뿐만 아니라 복지, 안전관리까지 담당하는 기관으로 변화했다"며 "다문화 학생 증가, 초등돌봄·특수교육 확대, 정신건강 지원, 디지털 교육 전환 등은 지금 학교의 새로운 교육 수요"라며 교육교부금 축소에 우려를 표했다.

현장의 관점은 분명하다. 학령인구가 줄고는 있지만 특수교육 확대, 디지털 기반 교육 전환 등 새로운 재정 수요가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게임이 아니라, 현대 학교가 담당해야 할 역할의 변화를 반영한다. 돌봄, 안전관리, 심리·정서 지원, AI 교육 등 새로운 영역이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효율성과 책임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물론 재정 효율화의 필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남아도는 예산이 허투루 쓰이는 현실 또한 분명하다. 지방교육청들은 학생들에게 입학준비금이나 태블릿PC를 뿌리고, 멀쩡한 학교 건물을 다시 짓는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박 장관은 "미래 교육수요에 대응해 교육교부금의 총액은 계속 늘리겠다"면서도 "교육교부금 산정 시 학령인구 감소 부분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향후 개편 논의에서 고려해야 할 원칙 중 하나"라고 밝혔다. 총액 감축이 아니라 산정 방식의 조정을 말하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것이 현명한 접근이다. 예산 총액을 보장하되, 배분 방식을 합리화하는 방향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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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온동네 초등돌봄·교육으로 확대된 늘봄학교처럼 새로운 교육 수요를 맞춰가는 중이며, 학교장 대상 환경교육 역량 강화도 진행 중이다. 서산교육지원청의 학생 맞춤형 통합지원 역시 변화하는 교육 수요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진정한 개편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논쟁은 단순히 "줄인다 vs 늘린다"의 이분법적 질문이 아니다. 오히려 "교육이라는 투자를 어떻게 더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시대에 교육 수요는 오히려 다양화·고도화되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예산을 단순히 유지하거나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배분의 논리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 논의를 바탕으로 교육 현장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교육재정이 보다 효과적이고 책임 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정말로 달성되기 위해서는 예산당국의 효율성 논리와 교육계의 책임 논리가 어디선가 만나야 한다. 학생 1인당 교육 여건은 뒷받침하되, 허투루 쓰이는 예산은 걸러내는 현명한 조정 말이다. 54년 만의 개편이 시대에 맞는 '진정한 개편'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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