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4·중1·고1, 독서교육의 '결정적 시기' 맞춤형 지원 본격화
교육부가 초등 3~4학년, 중1, 고1을 독서교육 집중 학년으로 지정하고 AI 활용 플랫폼과 진로연계 프로그램으로 학생 맞춤형 독서교육을 추진합니다.
디지털 시대, 다시 책으로 돌아가다
아이들의 손에서 책 대신 스마트폰이 들려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의 독서량과 독서 시간이 동반 감소세를 보이며 문해력 저하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결연한 태도로 나섰다.
그때였다. 교육부는 2일 '학교 독서교육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단순한 방針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역량인 창의적 질문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세 개의 결정적 학년, 왜 지정했나
초3~4, 중1, 고1 시기를 '독서교육 집중 학년'으로 지정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역사와 인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시기의 중요성을 직감할 수 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교육학, 발달심리학적으로 독서의 질적 도약이 나타나는 결정적 시기지만 학생 독서율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설이었다. 성장의 기회인 동시에 독서가 멀어지는 시기—바로 그곳을 집중 지원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다.
학년별로 다르게,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
교육부의 전략은 일률적이지 않았다. 학년별로 필요한 것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초3~4학년은 독서 저흥미자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중1은 자유학기 주제탐색과 진로탐색 활동과 독서의 연계, 고1은 관심분야 도서를 읽으며 진로를 탐색하는 진로독서 멘토링과 농어촌‧소규모학교를 우선으로 한 '찾아가는 독서·인문교육'이 개설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고1 학생들을 위한 진로독서 멘토링이다. 책을 통해 스스로의 길을 찾는다는 발상은 매우 인문학적이면서도 실용적이다.
교사와 학생을 잇는 진단 도구
교사가 학생의 독서 성향을 고려해 맞춤형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독서역량 진단 도구 및 독서 상담 도구를 학교급별로 개발한다. 내년 시범운영을 거쳐 2028년부터 본격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 평가를 넘어선다. 각 학생의 독서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교사가 개별 지도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교 전체, 책 읽는 문화로 물들다
정책이 선택한 또 다른 장면은 아침 시간이었다. 매일 아침 '10분 함께 책 읽기 운동' 등 학교 자율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독서 습관을 기르도록 지원한다. 지원 대상 학교를 올해 초중고 1000개교로 시작해, 2030년까지 전체 초·중·고로 확대한다.
책 읽는 학교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은 시작이 큰 변화로 이어진다는 신념 위에 세워진 정책이었다.
AI 시대의 새로운 도구
기술도 활용된다. 디지털 기반 독서교육 플랫폼(독서로DLS)을 고도화해 인공지능(AI) 기반 도서검색 기능을 도입하고, 학생이 '독서로'에 기재한 독서 활동을 나이스(NEIS)와 연동하여, 학교생활기록부(독서활동상황란)에 자동 기재되도록 추진한다.
학생의 독서 이력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므로, 앞으로의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자신의 독서 활동을 관리하고 격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법제 정비로 지속성을 확보하다
AI 기반의 맞춤형 교육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교육부의 AI 기본교육과정 개발 지원을 참고해보자. 또한 학생 맞춤형 지원 체계가 어떻게 구축되는지는 서산교육지원청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독서진흥 책무 조항 마련을 위한 '교육기본법' 개정, 학교도서관 설립·운영 사항에 집중된 현행 '학교도서관진흥법'을 독서교육 전반의 근거 법령으로 개정하기 위한 정책연구 착수 등을 추진한다.
정책의 끝이 법제 정비에까지 미친 이유는 명확하다. 한때의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동할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종적 목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디지털 매체의 범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독서 본연의 즐거움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은 독서교육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책 읽는 기쁨이 학생들의 일상이 될 수 있도록, 학교 수업을 중심으로 체계적 독서교육을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그린 그림을 따라가면, 2030년에는 대한민국의 모든 초·중·고 교실이 '책 읽는 학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작고 확실한 변화들이 모여 만드는 큰 변화. 그것이 정책의 진정한 의미일 터다.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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