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트럼프에 '뜨거운 한 방'..."미국, 스스로와 협상하는 지경"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하는 15개 요구안, 알고 보니 1년 전 실패작 재탕이었다? 이란의 뒤늦은 반박과 엇갈리는 협상 주장까지.
트럼프 '자신감 만땅' vs 이란 '가짜뉴스' 딱지
여러분, 요즘 중동에서 벌어지는 일들 보면 정말 막장 드라마보다 더 복잡하죠?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이란 사이의 '밀고 당기기'는 볼 때마다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 협상해 15가지 사안에 합의했다면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미·이란)는 매우 심도 있는 대화를 진행했다. 주요 쟁점에서,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란 쪽 반응을 보면 완전 딴판이에요. 이란 측 협상 대표로 거론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엑스에서 '미국과 어떤 협상도 진행된 바 없다. 금융·원유 시장을 조작하고 미·이스라엘이 수렁에서 벗어나는 데 가짜뉴스가 이용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정면 반박을 했거든요.
핵심은 '15개 요구안'... 그런데 이게 재탕?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 있게 내세운 15개 요구안의 내용을 보면, 솔직히 이란으로서는 '아, 또?'라고 할 만해요. 미국이 이란에 요구한 15개항에는 ▲핵 역량 및 3대 핵 시설(나탄즈, 이스파한, 포르도) 해체 ▲60% 고농축 우라늄 440~450kg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반납 ▲지역 대리 세력(proxy) 지원 중단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자유 항로 보장 ▲미사일 사거리 제한 등이 포함됐다고 하는데요.
더 웃긴 건(?)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개 항목이 사실상 1년 전 실패한 협상안의 재탕에 불과해 이란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는 거예요. 1년 전에 이미 실패한 메뉴판을 다시 내민 셈이죠.
이란의 뼈 있는 한마디
이란군 쪽에서도 가만있지 않았어요. '미국이 스스로와 협상하는 지경'이라는 표현으로 트럼프의 일방적인 합의 발표를 꼬집었거든요. 목록의 상당수는 전쟁 이전에 미국이 요구하던 사항과 유사하고, 일부는 이란이 수용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소식통들은 평했다는 분석도 나왔고요.
특히 이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이 핵 논의에서 무기화 문제를 구분해야 이란과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에서 양국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말했다면서 협상의 어려움을 드러냈어요.
협상인가, 시간벌기인가?
그런데 여기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하나 있어요.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베남 벤 탈레블루 선임국장은 AP통신에 '대통령의 발언에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해병대가 도착할 시간을 벌어주는 논리가 담겨 있다.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했다는 분석이거든요.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31해병원정대 병력 2200명이 탑승한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상륙수송함 샌디에이고·뉴올리언스함이 트럼프 대통령이 새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이달 27일 중동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고 하니까, 협상하면서 동시에 군사력 증강도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예요.
중재국들의 필사적 노력
그나마 다행인 건 여러 중재국들이 나서서 양측을 달래고 있다는 점이에요. 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 등 중재국들이 26일(현지시간)까지 미국과 이란 간 대면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조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24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 등 3개국이 미·이란 간 직접 접촉을 성사시키기 위해 늦어도 48시간 내 회담 개최를 목표로 물밑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하거든요.
제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등 트럼프 핵심 측근들은 이란과의 전쟁을 멈추기 위해 '한 달간의 휴전'을 선언하고, 그동안 15개 항목의 본계약을 협상하는 틀(프레임워크)을 설계했다. 이는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가자지구 하마스나 레바논과 맺었던 합의와 유사한 방식이다는 보도도 나왔어요.
결국 핵심은 타이밍
이번 사건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정치에서 타이밍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으로부터 매우 큰 선물을 받았다'며 '핵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또 많은 이란 지도자들이 사라졌지만 적절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다'며 '그들은 협상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과연 이게 진짜 협상의 신호탄일까요?
아니면 정말 이란이 말하는 대로, 미국이 '스스로와 협상하는' 상황일까요? 어쨌든 중동의 긴장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우리도 계속 지켜봐야겠네요.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은 전 세계 원유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까 말이에요.
기자 김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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