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싯의 낙관론이 통할까? 이란 전쟁 물가 충격의 진짜 규모
제로니스 해싯 전(전) 재무장관이 이란 전쟁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한 공급망 붕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의 경고와 시장 현황을 짚어본다.
해싯의 낙관론이 통할까? 이란 전쟁 물가 충격의 진짜 규모
제로니스 해싯 전 재무장관은 최근 이란 상황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발언 사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다소 낙관적이다. 사실 필자가 보기에 해싯의 주장—호르무즈 해협만 열리면 괜찮다는 것—은 현재의 위기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현실화된 공급망 붕괴
2월 28일 이후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보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차질"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브렌트유의 가격은 3월 5일까지 15% 상승해 배럴당 83달러에 도달했다. 더 최근의 데이터를 보면 4월 6일 미국 벤치마크 유가(WTI)는 배럴당 115.48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충격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해협의 진짜 의미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세계 석유의 20%가 이동하고 있으며,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이 이 지역의 석유·가스 수출의 75%와 59%를 차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는 아시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는 것과 같다.
문제는 단순히 석유만이 아니다. 유럽 가스 저장소가 역사적 저수준인 30% 용량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 TTF 가스 벤치마크는 3월 중순까지 거의 2배 상승해 MWh당 60유로를 넘었다. 비료, 화학제품 같은 전략물자의 공급망도 붕괴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진짜 얼굴
해싯의 "일시적 혼란" 진단이 정말 맞을까? 배클레이즈는 지속적인 배럴당 100달러의 유가가 글로벌 성장을 0.2포인트 감소시키고 인플레이션을 0.7포인트 높여 3.8%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전조다.
소비자물가지수가 1월에 2.4% 상승했지만, 전쟁으로 인한 유가 충격이 그 이득을 모두 없앨 수 있다. 현재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평균 갤런당 4.11달러로 올라 전쟁 시작 이후 38% 상승했으며, 디젤은 49% 상승해 5.62달러에 도달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일시적이지 않다
필자는 생각한다. 해싯이 말한 "호르무즈만 열리면 된다"는 가정이 너무 단순하다는 점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보상"을 받을 때까지 닫아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해협을 열지 않으면 발전소 등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으며, 화요일 오후 8시까지를 기한으로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공급 문제를 넘어,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에너지 시장에 항구적으로 내재화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장기간 지속되고 확대되는 분쟁은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키고 성장을 멈추게 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
호르무즈 해협이 "열린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영국과 EU의 화학·철강 제조업체들이 전기료와 원자재 비용 급등을 상쇄하기 위해 최대 30%의 추가 비용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가 이미 변했다는 뜻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유럽중앙은행이 분쟁이 장기화되면 2026년 말까지 독일과 이탈리아 같은 주요 에너지 의존 경제가 기술적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통이 반드시 인플레이션 걱정을 끝내지는 못할 것 같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 지구적 에너지 시장에 새로운 프리미엄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해싯의 낙관론이 통하려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태도가 기적처럼 빠른 해결책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란의 반발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점점 낮아 보인다. 진정한 위기는 아직 시작 단계가 아닐까.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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