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과 세수 대박, 재정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
반도체 호황에 따른 역대급 세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재정정책은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정책 실장의 진단. 코스피 1만도 현실 가능한 시장의 강한 신호.
반도체 슈퍼사이클, 재정정책의 '신세계'를 열다
정부가 올해 총국세 수입 전망을 기존 390조2000억원에서 415조4000억원으로 25조2000억원 늘린 가운데,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를 단순한 세수 호조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김 실장이 강조하는 것은 역설이자 동시에 현실이다. 한 달 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38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43조원가량 늘어났다는 시장의 급변은 결국 정부 재정 운용의 가정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그간 한국 정부는 반도체 업황에 따라 세수의 승패가 갈리는 구조에 익숙해 있다.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 결손에 이어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이어졌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2023년 반도체 침체기는 정부 재정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상황이 역전됐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법인세 비용을 76조~88조원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작년 4조3000억원 대비 최대 2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추경 편성의 여유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국가 재정 운영 철학의 변화를 촉구한다.
낡은 눈금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시장
김 실장이 코스피 7500선 돌파를 언급하며 "낡은 눈금으론 설명 못 해"라고 진단한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장기적 시나리오에서 '1만피' 시대가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으며, 인공지능(AI) 산업이 여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7.15배로 과거 코로나 시절 저점(7.52배)보다 낮은 상태라는 점은 현재 상승이 투기가 아닌 기업 실적에 기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의 관성에 따라 재정정책을 짜면, 예상 밖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 정책 실장의 경고다.
반도체 생태계, 국가경제의 운명이 되다
업계 관점에서 보면, 반도체 호황이 만든 신기원 속 실적의 의미는 단순한 기업 수익을 넘어선다. 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기업 실적 개선이 정부 세수 전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올해 법인세 세수 전망치를 기존 86조5000억원에서 101조3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는 국가 재정이 특정 산업군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수 호조, 기회인가 위험인가
다만 이 호황이 영원하지 않다는 점은 정책 실장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는 올해 초과세수 규모를 25조2000억원으로 산출했다는 초기 전망은 1달여 만에 수십조 원 규모로 상향됐다.
반도체 수출 기록을 갱신하며 세계 경제의 흐름을 주도하는 한국 입장에서, 이러한 세수 증가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국가 경쟁력의 문제다. 재정정책이 기존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김 실장의 주장은 여기서 비롯된다.
재정 유연성의 가치
보수적 재정 운용도, 진취적 투자도 각자의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이라는 투자 산업의 속성을 고려할 때, 반도체 산업은 초대형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산업인 만큼 단기 성과 배분보다 미래 경쟁력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산업계의 목소리는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역대급 세수가 현실화된 지금이 재정정책의 패러다임을 조정할 적기라는 정책 실장의 진단은 타당해 보인다. 낡은 기준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시장의 신호를 읽고,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기자 서명: 추익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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