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학원 아닌 교육 기관으로…로스쿨 정상화 논의 뜨거워지다
한국법학교수회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80% 수준으로 올려야 로스쿨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50%대에 머무는 합격률로 인해 암기 위주 교육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로스쿨은 '고시 학원'인가, '교육 기관'인가
한국법학교수회가 법학교육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와 선택과목 이수제 도입 등 주요 과제의 입법화를 강조했다. 한국의 법학교육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져 있다는 신호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숫자'다. 교수회는 로스쿨 교육 정상화를 위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최소 8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50%대의 낮은 합격률 아래에서 학생들은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의 해법을 고민하는 다양한 법과목들을 수강할 여유가 전혀 없다.
암기 지옥에서 벗어나자
이는 단순한 '점수 문제'가 아니다. 오수근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AI 시대의 학습 방식과 관련해 "더 이상 법전원생을 암기에 묶어서는 안 된다"며 "시험에서 암기해야 풀 수 있는 문제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실은 더 가혹하다. 홍영기 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현행 변호사시험은 학생들이 수만 개의 판례 결론을 암기하는 것에 치중하게 만들어 로스쿨 교육의 파행과 미래 법조인의 실력 저하를 초래한다"고 짚었으며, "변호사시험 문제가 예외 없이 오로지 표준판례 안에서만 출제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생들도 '비상'을 울렸다
법학 교수진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들이 변호사시험 합격률 정상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연서명 성명을 발표했으며,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재학생 1,024명의 실명 연서명을 첨부한 성명을 공개했다.
이번 연서명이 40여 시간 만에 1천 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합격률 정상화에 대한 학생들의 절박함이 폭발적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을 위해 설립된 전문 교육 기관인 로스쿨이 과도한 합격률 경쟁 속에서 시험만을 위한 암기 위주 교육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년의 방관, 누구의 책임인가
더 문제는 이것이 이미 오래된 지적이라는 점이다. 홍대식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처음 로스쿨 제도를 설계할 때는 입학정원과 합격자 수가 연동돼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으면 상당수가 변호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낮은 합격률이 고착화되면서 입학 순간부터 시험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으며,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보완했어야 했지만 지난 17년간 법무부·교육부·법조 누구도 책임 있게 손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학생협의회는 로스쿨 교육 현장의 파행이 결국 법학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응시자 대비 75% 합격률은 로스쿨 교육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더 이상 없다
로스쿨은 2009년 도입된 이후, 어느덧 수십 년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논의'의 시간이 아니라 '결정'의 시간이다. 지금의 왜곡된 구조를 정상화하려면 합격률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하며, 그렇게 되면 응시 인원은 자연스럽게 안정되고, 2031년부터는 75~80% 수준의 자격시험형 구조도 가능하다.
로스쿨의 성패는 '몇 명이 합격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교육이 이루어졌는가'에 있다. 미래의 법조인들이 고시 학원이 아닌 진정한 '교육 기관'에서 배워야 한다는 외침이, 이제 현실이 되어야 할 때다.
기자 서명: 김서연
출처: 로스쿨 교육을 정상화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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