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공장 없인 세계 산업 못 돌아간다…대통령의 실리콘밸리 투자 밋업
이재명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주요 벤처캐피털 6개사와 만나 한미 기술 동맹 강화와 스타트업 협력을 강조했다. 국민연금공단과 글로벌 VC들은 3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력을 선언했다.
한국 반도체, 세계 경제의 대체 불가능한 축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밋업에서 "한국과 미국은 오랜 안보 동맹을 넘어 이제 기술 동맹, 혁신 동맹, 스타트업 동맹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직언했다.
한국은 세계 반도체 생산 용량의 약 20%를 차지하며, 중국, 대만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공급망에서 핵심적인 반도체 제조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산업 통계를 넘어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다. 2024년 한국의 반도체 총 수출은 1,419억 달러를 기록, 한국 최대 수출품목으로서 한국 전체 수출의 20.8% 비중을 차지하며, 한국 경제와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 자본, 한국 기술의 연합
대통령은 이날 호텔에서 개최된 밋업에서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투자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고, 대한민국은 뛰어난 기술력과 제조 경쟁력, 또 역동적인 창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본·글로벌 네트워크와 한국의 기술·제조 경쟁력을 결합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스타트업을 공동 육성하자는 구상이다.
이 비전은 추상적인 수사가 아니다. 실리콘밸리를 넘어 전세계 벤처캐피탈 시장을 이끄는 6개사가 이번 행사에 참여했으며, 행사에 참석한 6개사 운용자산 규모만 3130억 달러(458조 원)에 달한다. 참여한 기관들은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세콰이어캐피탈, 제너럴캐털리스트, 코슬라벤처스,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츠 등 업계의 정점에 있는 기업들이다.
3천억 달러 규모의 실질적 협력
행사의 가장 주목할 성과는 구체적인 투자 약속의 형태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과 앤드리슨 호로위츠, 제너럴 캐털리스트, 세콰이어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코슬라 벤처스 등 6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이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총 운용자산규모 3130억 달러인 6개 벤처캐피털과 자산규모 1690조원 규모의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이 만나 한미 스타트업 투자 협력을 논의했다.
AI 시대, 한국 스타트업 육성이 과제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스타트업들은 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핀테크, 콘텐츠, 기후테크를 비롯한 미래 산업 전반에서 세계 시장을 향해 힘차게 도전하고 있다"며 서울이 2025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에서 세계 8위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다만 현실은 이러한 대통령의 포부보다 엄중하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의 핵심축인 것은 분명하지만, 미래 산업 영역으로의 다각화가 과제다. 이번 실리콘밸리 밋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이 글로벌 CEO들과 만찬 회동까지 함께 했으며, SK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5년간 75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 장기 공급 협력도 진행한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술 사업의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의 관점에서 보면, 이 밋업은 한국의 반도체 및 제조 경쟁력을 디딤돌 삼아 다음 세대의 혁신 기업들을 키우려는 전략의 신호탄이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의 기술력에 미국의 자본과 네트워크를 결합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기자명: 추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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