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5 min read

막판 수정된 '핵 없는 한반도'...유엔 연설에 담긴 실용적 외교의 신호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에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로 표현을 수정했다. 현실주의적 외교 전략을 드러낸 선택으로 분석된다.

정도현기자
공유

유엔 연설의 숨은 메시지: '비핵화'에서 '핵 없는 한반도'로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유엔 기조연설 준비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외교부·통일부의 치열한 논의가 있었고, 초안에 '비핵화' 표현이 담겨 있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 한 마디의 차이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한반도 외교의 현실을 직시하는 전략적 선택이 숨어 있다.

단계적 접근의 실마리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측의 핵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 축소를 거쳐서 장기적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전에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보다 노골적으로 현실을 언급했다.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평화체제와의 연계 강조

이재명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과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으며, "무엇보다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한반도의 오래된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핵 문제만의 해결이 아니라, 한반도의 근본적인 평화 구조 전환을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비핵화 대신 '핵 없는 한반도'를 목표로 제시하고,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남·북·미·중 4자 대화'를 제안했다. 다자적 틀 속에서 대화의 길을 열려는 시도로 읽힌다.

확인되지 않은 최종 목표 유지

다만 청와대는 관점의 차이를 강조했다. 청와대는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가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표현의 변화가 전략적 유연성이지, 원칙의 포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유엔이라는 국제 무대에서 대통령이 직접 손을 거쳐 수정한 표현은, 한국 정부가 북한 핵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다. 현존하는 현실에서 출발하되, 장기적 비전은 놓지 않겠다는 균형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다룬 이 대통령의 유엔 무대 평화 비전에서 제시한 단계별 접근과 맥락을 같이한다.

외교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줄타기다. 그 줄 위에서 대통령이 선택한 한 단어가, 향후 북한과의 대화가 어느 경로로 나아갈 것인지를 암시하고 있다.


기자 정도현

이 기사, 더 깊이 생각해보기 →

읽고 나서 통찰 훈련소에서 질문에 답해보세요

loading...

💡

통찰 훈련소

0/7 완료

기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loading...

관련 기사

강훈식 비서실장 전격 사의…'종합적 책임'의 의미

강훈식 비서실장 전격 사의…'종합적 책임'의 의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용혜인·김승원 장관 후보자들의 연이은 낙마로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의 부실이 지적되는 가운데 나온 결단이다.

이지훈·
4 min 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