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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폭등의 진짜 주범은 누구인가? 호르무즈 위기와 미국 정치의 복잡한 방정식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며 미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3.5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도 막지 못한 기름값 상승의 배경을 들여다본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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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폭등의 진짜 주범은 누구인가? 호르무즈 위기와 미국 정치의 복잡한 방정식

"전쟁이 끝났다더니 왜 기름값은 더 오르는 거야?" 미국 주유소 앞에서 터져나오는 시민들의 한탄이 귀에 들리는 듯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미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5달러를 넘어서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치 못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세계 경제의 목줄을 쥐다

필자가 보기에 이번 유가 급등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에 있다. 전 세계 석유 운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이 좁은 해협이 불안정해지면서 석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처럼 대체 불가능한 운송로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의 정치적 딜레마다. 그토록 자랑했던 '에너지 독립'과 '저렴한 에너지'라는 공약이 국제 정세 앞에서 무력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여론의 분열, 48%가 "트럼프 탓"이라니

더욱 놀라운 건 미국 여론조사 결과다. 국민의 48%가 휘발유 가격 급등을 트럼프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넘어서, 에너지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필자는 이런 여론 분열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트럼프가 그동안 강조해온 '미국 우선주의'가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 앞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갤런당 4달러가 트럼프의 '정치 위기선'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수치를 넘어서면 중간선거와 재선에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데, 현재 3.5달러라는 건 이미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한국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도 심상치 않다. 고유가 장기화 우려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곧바로 물가 상승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에너지 안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필자가 특히 주목하는 건 이번 사태가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강대국이라 해도 지정학적 리스크 앞에서는 속수무책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면서도, 당분간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에너지 다변화야말로 이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결국 이번 유가 급등 사태는 단순한 경제 이슈를 넘어서 국가 안보와 외교 전략의 문제임을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도 막지 못한 기름값 상승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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