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한 마디가 세상을 바꿨다: 이란 공격 5일 유예 발표에 뉴욕증시 급등, 유가 10% 급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을 5일간 보류한다고 밝히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적으로 반등했다. 뉴욕증시는 1.5% 상승, 유가는 10% 급락했다.
트럼프의 한 마디가 세상을 바꿨다: 이란 공격 5일 유예 발표에 뉴욕증시 급등, 유가 10% 급락
운명의 순간은 언제나 그렇게 찾아온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그 순간, 세계를 뒤흔들어온 중동의 긴장 상황이 한 남자의 트위터 한 줄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때였다, 트럼프의 반전 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란과 종전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며 이란 내 발전소 공격을 닷새 동안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이틀간 이란과 생산적인 대화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48시간 안에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 동안 중동에서의 적대행위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해결하는 문제를 놓고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가졌다"며 "이번 조치는 진행 중인 회의와 논의의 성공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숨을 돌렸다
그 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살아났다. 마치 오랫동안 숨을 참고 있다가 드디어 숨을 내쉬는 것처럼 말이다.
23일 오전 9시40분 기준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 나스닥 지수는 1.8%, 다우지수는 1.7% 가량 상승했다. 장 초반에 은행, 산업재 등 경기순환주와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반등세가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2.5% 올랐고 일론 머스크가 텍사스에 대형 반도체 테라팹을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테슬라도 3.5% 상승했다.
유가의 극적인 추락
하지만 진짜 드라마는 원유 시장에서 벌어졌다. 브렌트유는 이날 앞서 아시아장에서 한때 배럴당 114달러를 웃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보류 발언 직후 배럴당 91달러선까지 떨어졌다. 같은 날 오전 9시 기준 브렌트유 5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약 10% 하락한 배럴당 100달러 초반에서 거래됐고, 장중 한때 114달러선에서 96달러대까지 급락했다.
전쟁 리스크로 붙었던 프리미엄이 단숨에 빠져나간 셈이다. 석유 전문가들조차 이런 급락폭에 놀라워했다. 하루 만에 20달러 넘게 떨어지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이란의 반박, 그리고 시장의 혼란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란 반관영 매체는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간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직접 또는 간접 접촉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신문은 외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군사계획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 벌기"라고 비판했다.
엇갈린 메시지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키우고 있다. 실제 유가는 급락 이후 낙폭을 일부 줄이며 변동성을 이어갔다.
역사를 돌아보며
역사를 좋아하는 내가 보기에, 이런 상황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케네디와 흐루시초프가 막판에 합의점을 찾았을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처럼 말이다. 정치 지도자 한 사람의 결정이 전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다.
결국 이번 급락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이 아니라 '당장 군사 공격이 실행되지 않는다'는 신호에 대한 반응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5일의 유예 기간 이후 상황에 따라 유가는 다시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의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이란과의 합의는 5일 안에 또는 그보다 더 빠리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크리스 라킨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 전략가는 "시장이 잠재적인 호재에 반응했다"면서도 "지속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실제 지정학적 진전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결국 우리는 지금 역사의 중요한 순간을 목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트럼프의 한 마디로 시작된 이 변화가 진짜 평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단순한 시간 벌기에 불과할지는 앞으로 며칠이 알려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 하루만큼은 전 세계가 한숨 돌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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