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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여파에 정부 '유류세 대폭 인하' 카드…휘발유 15%·경유 25%로 확대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 대응해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대폭 확대했다. 3월 27일부터 5월 31일까지 휘발유는 리터당 65원, 경유는 87원 추가 인하된다.

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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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동전쟁 대응 유류세 인하 폭 대폭 확대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해 이달 27일~5월 31일 적용하기로 했다. 휘발유는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인하율을 높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며 시작된 중동전쟁이 국제 유가에 직격탄을 가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한 비상 조치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동전쟁에 따른 비상경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리터당 휘발유 65원·경유 87원 인하 효과

이번 유류세 인하 확대로 실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인하 효과는 상당하다. 이에 따라 리터당 유류세는 휘발유가 763원에서 698원으로 65원 낮아진다. 경유는 523원에서 436원으로 87원 줄어든다.

구 부총리는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이 더 큰 배경에 대해 "경유는 산업·물류·서민 생계에 가장 필수적인 연료"라면서 "상황이 악화하면 국제유가·전쟁 상황을 봐서 추가로 인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유의 인하 폭이 휘발유보다 큰 이유는 명확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유가 화물 운송, 농업, 어업 등 서민 경제와 직결된 산업 분야의 핵심 연료라는 점을 강조한다. 유가 상승이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악순환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내 유가, 이미 급등세 지속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내 유가가 이미 심각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달 28일 이란 공습 직후 1주일간 보통휘발유는 11.6%, 경유는 19.6% 상승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 당시 보통휘발유는 2.4%, 경유는 2.7%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각각 5∼7배에 달한다.

3월 89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리터당 18901918원, 경유는 19121943원까지 치솟았다. 중동 사태 발발(2월 28일) 이후 9일간 휘발유는 1315%, 경유는 21~24% 급등했다.

이는 과거 중동 분쟁 시기와 비교해도 가파른 상승세다. 1970년대 오일쇼크, 1990년 걸프전, 2000년대 이라크 전쟁 등 중동의 주요 분쟁 시기마다 유가는 급격히 상승했으며, 이는 전 세계 경제에 심대한 충격을 주었다.

한국 경제, 중동 사태 직격탄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특히 중동 지역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국내 에너지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약 70%에 달해 전쟁 장기화 시 유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히 주유소 기름값 상승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다.

제조업 기반 경제인 한국에서 에너지 비용의 상승은 생산 비용 증가로 직결되며, 이는 수출 경쟁력 약화와 소비자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초래한다.

추가 대응책도 동시 추진

정부는 유류세 인하와 함께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했다. 품귀 우려가 제기됐던 요소수는 내일부터 매점매석이 금지되고,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 물량이 판매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각종 석유 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는 수출이 통제된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하는 나프타의 약 55%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는 나프타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중동전쟁 영향 우려가 있는 공산품·가공식품, 택배이용료, 외식서비스 등 20개 품목을 특별관리품목으로 추가 지정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의 대응을 통해 당분간 유가 상승 압력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전쟁) 상황이 더 악화하면 국제유가·전쟁 상황을 봐서 추가로 (인하) 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중동 정세와 국제 유가 동향에 따라 추가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 추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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