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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PPI 쇼크도 못 막은 S&P500의 기세… AI 열풍이 '물가 공포'를 제압했다

미국 4월 생산자물가(PPI)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뜨거운 인플레이션 신호를 보냈지만, 뉴욕증시는 AI 기대감에 힘입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의 '선택적 무시' 현상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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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을 깬 뜨거운 물가, 하지만 시장은 'AI만 봤다'

5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4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56.496으로 전년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4.9%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더 놀라웠던 건 전월 대비 수치였다. 4월 PPI는 전월 대비 1.4% 상승해 2022년 3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으며, 시장 전망치는 0.5% 상승이었다. 통상적으로 이정도의 '물가 쇼크'가 터지면 주식 시장은 급락하는 게 정상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뜨거운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되면서도 뉴욕증시는 다시 한번 'AI 독주 장세'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왜 물가 신호를 무시했나

필자는 이 현상을 '선택적 무시'라고 부르고 싶다. 월가에서는 최근 증시 랠리가 사실상 AI 투자 열풍 하나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투자자들은 AI 수요와 성장세를 구조적인 흐름으로 보면서 경기순환이나 거시경제 변수들이 반도체 투자 논리를 크게 흔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더 노골적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신호만 들었다'는 뜻이다.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AI 붐은 결국 계속될 것이라고 믿으며 관련 종목으로 피신하고 있다.

앞으로 더 뜨거워질 물가, 정말 괜찮을까

필자가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표가 단순한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해상 물류 차질이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이후 국제유가와 운임이 급등하면서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더 심각한 전망도 나온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수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CPI)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확대되고 있다.

시장의 낙관, 얼마나 오래갈까

AI라는 '이야기'가 모든 데이터를 이기는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까? 이게 진짜 물음표다.

현재 뉴욕증시의 상황은 마치 역사책을 읽으면서 나쁜 뉴스는 눈을 감는 것 같다. 월가에서는 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은 2010년대 이후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다. 경기는 나쁜데 물가는 오르는 '최악의 조합'이기 때문이다. 이때는 AI 주식도 동반 하락하기 마련이다.

필자가 생각하기로는 현재의 시장 낙관이 AI의 실질적인 수익성과 분리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필요하다. 월가 전망치 4.9%를 크게 웃도는 6.0% PPI 상승은 분명 그 신호다. 앞으로 몇 주간 뉴욕증시의 향방은 투자자들이 이 신호에 얼마나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지에 달려있을 것 같다.

이번 이슈는 이전의 중동 리스크를 외면했던 시장 심리와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 지정학적 위기와 물가 상승이 얽혀 있는 가운데, 시장이 얼마나 오래 '낙관'의 위험성을 외면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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